구제역으로 인해 축산 농민들의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마을 곳곳에 현수막이 내걸렸다.

가축의 재입식을 반대한다는 현수막이다. 마을의 악취와 친환경 시설을 촉구하는 문안들이 주를 이뤘다.

“깨끗한 땅, 재입식 결사반대”,  “돼지 똥 냄새가 싫어요”

현수막이 걸린 이유는 마을별 농가 중 악취로 인해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농가가 있기 때문이다. 간혹 이로 인해 마을주민들과 관계가 좋지 않아 평소에도 잦은 논쟁이 있던 차에 구제역 이후 재입식을 준비하자 이를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우강면의 한 주민은 “돼지를 키우니까 냄새가 날 수 밖에 없지만 다른 곳에 비해 유독 냄새도 심하고 더럽게 운영하는 것 같다”며 “마을 주민들과도 잘지내야 하는데 미안하단 말도 없으니 마을 사람들이 이번 기회에 본때를 보여주자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 농가에서는 악취 뿐만 아니라 비가 오는 때에 몰래 분뇨를 버리는 등 분뇨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당진군청 으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순성면의 경우에는 마을주민간의 갈등에 대해 토의하고 청정 축산에 대한 논의를 위해 개발위원회까지 나섰다. 순성면개발위원회(위원장 오영환)는 지난 12일 개발위원회를 열고 축산농가와 마을주민간의 갈등과 축산 위생 상태에 대한 안건이 상정됐다.

오영환 위원장은 “순성면은 당진군의 돼지 사육두수의 약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축산농가의 규모가 큰 편인데 이런 일이 생겨서 유감이지만 이번 기회에 청정 축산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며 “일부 농가와 주민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피해를 호소한다면 개발위원회에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순성면은 나산리 일대에도 현수막이 걸렸다. 주민들에 의하면 악취가 심하고 타 지역에 거주하며 축사만 순성면에 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또한 일반적인 축산농가와 달리 사육조건이 달라 위생문제도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진군청 산림축산과 장명환 가축위생팀장은 “대부분의 축사들은 어미돼지부터 새끼돼지까지 모두 사육하는 시스템인데 주민들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는 축사들은 비육돈만을 사육하거나 위탁으로 사육을 하고 있다”며 “어미돼지를 사육하려면 위생시설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비육돈만 사육할 경우 관리 시설만 있으면 되고 사료도 외부에서 오거나 비육돈도 외부에서 오다보니 이번에 구제역 당시에도 위탁 사육장에 대한 단속과 출입을 더 철저히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우강면 송산3리 이준병 이장은 “축산농가의 전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이번 기회에 당사자들이 위생환경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라 하는 것”이라며 “재입식 등을 준비하기 전에 위생 환경부터 신경을 써야 길러지는 돼지나 주변 사람들도 편하게 살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