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지역 경쟁력의 의미
김학민
순천향대 행정학과 교수, 정치경제학 박사
지방자치제도가 정착되어가면서 지역경쟁력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고 있다. 경쟁력이라는 말은 동일한 목적을 갖고 있는 상대방과 겨루어서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기업 경쟁력을 이윤창출이라는 공통된 목적을 갖고 있는 타 기업과의 경쟁에서 자기업체의 이윤이 더욱 창출될 수 있도록 기업을 경영하는 능력으로 정의한다면 지역경쟁력은 복지향상이라는 공통된 목적을 갖고 있는 타 지역과의 경쟁에서 자기지역의 복지수준이 더욱 향상될 수 있도록 지역을 경영하는 능력이라고 정의를 내릴 수 있다. 이처럼 경쟁력은 경영능력과 불가분의 함수관계에 있다.
기업의 경영능력은 경영주와 근로자들이 기업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고객들이 만족하는 제품을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회사의 이익이 증가되었을 때 높게 평가한다. 한편 지역의 경영능력은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공무원들이 지역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지역주민들이 만족하는 공공재(공공서비스 및 사업)를 제공함으로써 복지수준이 향상되었을 때 높게 평가될 수 있다. 경영능력은 민간기업이든 공공기관이든 간에 조직의 수장과 종사자들이 주어진 자원을 활용해 조직의 생산성을 극대화 시키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민선 자치단체장시대 4년을 경험하면서 각 지역의 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 그리고 지방공무원들이 지역경영의 주체로서 자치적인 노력을 경주하는 새로운 모습을 접하고 있다. 지방자치가 심화되면 될수록 지역의 경쟁력은 이들의 손에 의해 대부분 판가름 날 것으로 본다. 21세기는 지방자치단체를 움직이는 인력들의 경영능력에 따라 지역의 미래가 결정될 것임에 틀림이 없다.
최근에 세계은행(IBRD)이 발표한 ‘세계개발보고서(World Development Report 1999/2000)’에서도 21세기의 화두를 ‘지방화’로 명시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와 같은 하부국가조직의 경제적·정치적 힘이 점차 증대됨에 따라 21세기 세계 발전의 흐름을 좌우하게 될 가장 중요한 요인이 지방화이며 이에 따라 지방의 발전과 고통이 교차될 것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지역경영능력을 보유한 자치단체의 미래는 밝겠지만 그렇지 못한 지역은 어두운 그늘에서 헤어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무능한 기업 경영인이 생산하는 상품은 구매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지역주민으로서 무능한 자치단체장과 공무원들이 지역을 경영한다 해도 쉽게 이사를 간다거나 단체장이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를 거부하기는 쉽지가 않다.
현명한 소비자의 구매행태가 상품의 질을 좌우한다는 교훈을 반추하여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현명한 감시와 비판, 개선된 대안을 제시한다면 지역경영의 질은 높아질 것이다. 21세기 지역경쟁력은 그러한 의미에서 책임과 권한이 동시에 부여된 지역경영 주체인 자치단체와 지방공무원들의 경영능력에 달려 있으며 이들의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감시하고 격려하는 지역주민과 시민단체의 역할에 전적으로 달려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