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이 납치되어 신변이 위험하다는 보이스 피싱 전화를 받고 돈을 송금하기 위해 은행을 찾았던 가장이 가족들의 경찰 신고로 다행히 송금을 하지 않아 2000만원을 날릴 뻔한 위기를 넘겼다. 보이스 피싱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과거 금융기관과 국세청, 수사기관 등을 사칭해 돈을 요구하던 방식에서 나아가 납치와 지인을 사칭한 문자 등의 신종 수법을 통한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신평에 사는 A 씨는 보이스 피싱 전화로 2000만원을 날릴 뻔한 위기를 눈 앞에서 넘겼다. 타지에 나가 홀로 생활하는 대학생 딸을 두고 있던 A 씨는 딸이 납치, 강금돼 폭행을 당하고 있는 연락을 받았다. 딸이 위급하다는 말에 다급해진 A 씨는 상대가 요구하는 금액을 송금하기 위해 곧장 은행을 향했다.
그 사이 함께 집에 있던 둘째 딸이 경찰에 신고했다. 연락받은 경찰은 보이스 피싱 임을 직감하고 금융기관과 관할 지서에 연락해 송금을 막고 학교 측을 수소문해 딸의 안전을 확인해 위기를 넘겼다. 당진읍 읍내리에 사는 B 씨도 같은 수법의 전화를 받았다.
중학교에 다니는 딸의 친구라는 아이가 연락해 딸이 납치돼 폭행을 당하고 있는 말과 함께 2000만원을 요구하는 연락을 받았다. 전화를 넘겨 받은 딸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하는 터라 평소 딸의 목소리와 달라도 크게 의심하지 못했다. 곧장 경찰에 신고한 후 돈을 구하는 과정에서 딸의 안전이 확인돼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두 사건 모두 미수에 그쳤지만 피해자들은 조금만 대처가 늦었다면 거액을 날릴 뻔한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 또한 피해자가 사회생활 경험이 부족하지 않다는 점에서 과거와 차이를 보인다. 그 만큼 보이스 피싱의 수법이 치밀하고 정교해 지고 있는 것이다.
박충영 당진경찰서 상황실장은 “국가기관에서는 절대 개인정보나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현금인출기로 유인하거나 송금을 요구하는 경우 일단 보이스 피싱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이스 피싱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수법이 다양해질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정보 유출이 한 몫 한다는 분석이다. 위에 소개된 일련의 사례들도 범인이 피해자의 이름과 직장, 연락처 등의 개인정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보 노출이 클수록 의심을 적게하고 그만큼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문제는 정보 유출 경로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홍광철 당진경찰서 경제수사팀장은 “보이스 피싱이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우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며 “은행과 핫라인을 통해 인출을 막고 사건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