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면은 당진 내에서도 서북부 해안가에 위치해 있다. 바다를 끼고 있는 만큼 어업이 발달한 지역이었다. 또한 당진8경 중 왜목마을과 난지도, 도비도 등을 가지고 있는 천혜의 환경을 자랑한다. 하지만 1987년 시작된 석문방조제 공사로 지역의 상황이 급변했다. 또한 당진화력발전소가 석문에 뿌리를 내리며 대규모 발전단지를 조성했다. 여기에 동부발전이 발전소 건설 계획을 밝히면서 밀집된 발전시설로 인한 환경피해를 우려한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석문산단이 개발되는 등 지역의 개발이 활발하지만 지역의 소상공인들에게 호황은 남의 얘기다. 여러 가지 외부환경 변화와 달리 침체되어 있는 석문 지역경제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현장을 다녀왔다.

석문 지역경제 침체 조짐

석문 지역의 대표적 상권은 면사무소가 위치한 통정리와 삼봉초등학교 주변의 삼봉리 일대다. 통정리의 경우 석문의 중심지 임에도 불구하고 석문시장의 시설이 노후되어 주변의 인구를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삼봉리의 경우 석문 지역에서 제일 번화한 곳이지만 최근 유동인구가 줄어 주변 거리가 썰렁했다.

석문 통정리의 경우 면사무소가 소재한 지역의 중심지이지만 다른 읍면에 비해 상권이 위축되어 있다. 면사무소 옆에 위치한 구시장은 과거 5일장이 설 정도로 활성화 됐지만 점차 규모가 줄어 10년 이상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최장옥 석문우체국장은 “12개 읍면 재래시장 형편이 다들 안 좋지만 석문 지역은 특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거주민들이 고령화되고 영세한 가게가 많아 자력 개발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석문 지역은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 바로 석문간척지 농지에 벼 대신 타 작물 재배를 유도한 국가 정책에 따라 농사를 망쳤기 때문이다. 농업 인구 비율이 높은 석문에서 농사를 망친 것은 지역경제에 치명타로 작용했다. 벼 재배를 목적으로 조성된 석문간척지에 타 작물을 우선 재배하는 정부 정책이 기반조성 등의 준비 없이 급작스럽게 시행되면서 올 한 해 농사를 망치는 문제가 발생했다. 최대성 석문농협 조합장은 “올해 타 작물을 심은 농민들이 농산물을 제대로 수확하지 못해 종자값, 사료비 등 큰 손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작년 4월 농협 하나로마트 삼봉지점이 들어서면서 주변 상권이 타격을 받았다는 여론도 있다. 석문 삼봉리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이종성 씨는 “예전에 비해 매출액이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주변의 일부 가게는 문을 닫거나 업종을 변경해 보지만 뚜렷한 해법이 없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실제로 오후 5시 저녁 장을 보러 나오는 사람들로 붐벼야 할 거리가 썰렁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하나로마트가 생기면서 장을 보기 위해 당진으로 떠나는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을 지역에 묶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최대성 석문농협 조합장은 “조합원과 지역 주민의 편의를 위해 운영하고 있다”며 “지역 농산물의 판매를 돕고 지역 주민들이 다른 지역에 가지 않고도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문산단 진행 늦고 지역 참여 저조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08년 본격 조성에 들어간 석문국가산업단지의 경우 현재 총 분양율이 30%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특히 산업단지의 성공적인 정착에 키를 쥐고 있는 공장용지의 분양이 25%에 그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LH 당진지역본부 담당자는 “지난달 수요조사를 위한 마케팅 용역을 발주한 상태”라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업종 변경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1차금속 및 기타기계 등의 분양율은 50% 내외로 높은 편이며 화학은 100% 분양이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이들 산업은 공해유발 정도가 심해 석문국가산업단지가 환경오염 유발도가 높은 산업 위주로 편성되는데 대한 지역민의 우려가 크다. 김용완 석문신협 전무는 “석문 주민들은 지역 발전의 가늠자가 될 석문국가산업단지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환경 피해가 큰 업종 중심으로 들어선다면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냈다.

여기에 LH가 담당한 석문국가산업단지 개발 과정에서 원청 업체가 하청을 주고 하청업체가 재하청을 주는 구조로 부실한 하청업체의 부도로 인한 지역민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한 지역업체의 선정 비율이 낮아 개발 이익이 지역에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개발 초기 지역업체가 들어갔지만 랜드건설 부도로 부침을 겪은 후 지금은 거의 대부분의 공구에서 타 지역 업체가 들어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발전소 밀집해 관광업 타격 우려

석문 교로리는 당진8경의 첫 번째로 꼽히는 왜목마을이 있는 곳이다. 서해에서도 일출 장면을 볼 수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았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일출·일몰을 보기 위해 찾는 관광객 수가 예전만 못한 실정이다. 조소행 왜목마을 상인회장은 “왜목마을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동쪽 바다를 바라보면 현대제철이 경관을 훼손하고 있다”며 “일몰을 보기 위해 서쪽을 보면 당진화력이 자리잡고 있어 관광객이 발길을 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개발로 인해 서해 유일의 일출 경관은 매력을 잃은 것이다. 당진화력의 9·10호기 건설이 시작되고 동부화력이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면서 석문 교로리 인근은 대규모 발전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교로리 토박이인 조선형 씨는 “개발과 환경은 공존할 수 없는 개념”이라며 “발전소가 추가로 들어오게 되면 왜목마을은 관광지로써의 역할이 끝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시장 재개발 추진

통정리 구시장은 현재 재개발이 추진 중이다. 주민들의 자력 개발이 힘든 상태지만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당진화력 지원금을 활용해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논의 끝에 나온 대안이다. 석문시장 주변 2000여 평을 개발해 주상복합 건물 4개동을 4층 규모로 건립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높이가 4층으로 제한된 것은 석문면이 관리지역으로 묶여 용적률이 80%까지만 허용되기 때문이다. 최장옥 석문우체국장은 “현재 석문 지역은 관리지역으로 구분돼 개발이 힘든 상태”라며 “2종 지구단지로 바꿔야 제대로 된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며 아쉬워 했다. 2종 지구단지로 지정되면 용적률이 150%까지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