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본지는 새해를 맞아 ‘읍면 현안, 현장을 가다’ 기획을 마련했다. 매주 읍면 현장을 찾아 주요 현안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삽교호방조제가 들어서기 전까지 우강과 합덕 일대의 너른 들녘은 제대로 된 농업용수를 확보하지 못해 농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하류 지역에서는 바닷물이 역류해 염해 피해를 입기도 했다. 1979년 방조제가 완공된 후 삽교호는 남동부 지역 땅의 젖줄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삽교호방조제 위로 뚫린 도로는 당진과 타 지역을 잇는 관문 역할을 수행했다.
삽교호로 인해 당진 동부지역 주민들은 마음 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충남 서부지역이 급속히 개발되면서 수질이 악화되어 갔다. 삽교호 수계는 충남 지역 7개 시군에 걸쳐 있으며 곡교천과 무한천, 삽교천에서 흘러든 물이 모여든다. 그 중 천안과 아산을 거쳐 흘러드는 곡교천에서 발생한 생활하수가 가장 큰 오염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홍성을 중심으로한 축산폐수가 유입되는 삽교천과 무한천에서도 각종 오염원이 유입되면서 삽교호는 몸살을 앓고 있다.
▲ 삽교호 주변에서 폐기물을 무단으로 소각한 후 방치된 소각재들. 비가오면 삽교호로 흘러들어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삽교호 수질 농업용수 기준에 미달
삽교호의 수질은 4~6급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4급수 이상의 수질이어야 한다. 그간 매년 수백억대 예산을 들여 수질 개선을 위한 투자를 진행했지만 눈에 띄는 수질 개선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 정성현 유지관리팀장은 “담수 방류를 통한 순환과 쓰레기 수거, 폐그물 수거, 준설 등을 통해 수질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수 내부 관리 중심의 수질 관리는 근본적인 개선을 가져오지 못했다. 상류 오염원을 차단하지 않은 채 하류에서 쓰레기만 걷어 내는 건 밑 빠진 독에 물 붇기 식의 대책이 될 수밖에 없다. 윤종호 신성대학 보건환경과 교수는 “삽교호 수계가 많은 시군에 걸쳐있다 보니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삽교호 물이 농사에 많이 사용되고 그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우리 먹거리가 되는 만큼 정부나 충남도 차원에서 절처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나루쌀 이미지에 악영향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고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소비자들은 믿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선호한다. 식품 매장에서도 친환경, 유기농 등 고품질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해나루쌀이 경기도 이천이나 철원에서 생산되는 쌀에 뒤지는 이유는 친환경 고품질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역 농민들은 실제 밥맛에서는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눈높이에는 청정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친환경이라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최소 3급수 이하의 농업용수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삽교호 물은 그 수준에 미치치 못하고 있다.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실제 농민들은 해나루쌀 이미지가 악화될까봐 삽교호 수질 문제가 거론되는데 부담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농업전문가들은 삽교호 수질이 쌀의 미질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다만 벼가 담수작이다 보니 수질오염이 쌀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의견이다.
당진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현재 삽교호 수질이 오염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로인해 해나루쌀 미질과 맛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수질총량제 도입이 시급한 과제
삽교호 수질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수질총량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윤종호 신성대학 보건환경과 교수는 “지금까지는 농도를 기준으로 폐수를 관리해 왔지만 농도가 아무리 낮아도 수량이 많으면 오염을 막을 수 없다”며 “수질총량제를 도입해 삽교호에서 수용할 수 있는 적정량을 조사하고 그 수준에 맞게 오염원 유입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수질총량제 도입을 위한 기초조사가 실시되었으나 각 시군 간의 이해관계가 엃혀 시행이 미뤄지고 있다. 충남도 차원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수질 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다.
오염원 차단을 위해서는 하수처리장 용량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인구 증가로 인해 사용량은 늘어나는데 처리량에 한계가 있어 제대로 정화가 되지 않은 상태로 하천에 유입될 소지가 있다”며 “하수종말처리장을 더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상시에는 문제가 심각하지 않지만 비가 오면 수량이 급격하게 늘어나 제대로 된 처리가 안되고 있다”며 “오수를 처리하는 관과 우수를 처리하는 관을 분리해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호수 내 준설과 쓰레기 수거 등 오염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입되는 오염원을 줄이는 것이 수질 개선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고 조언했다.
[미니인터뷰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유종준 사무국장]
“오수와 우수 분리해 처리해야”
“삽교호 수질은 상당히 악화된 상태입니다. 수계 네트워크를 구성해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조사 결과 오염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죠.”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삽교호 수질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곡교천에서 흘러드는 생활폐수를 꼽았다. 현장조사 때 시커먼 물이 섞여 내려오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유종준 사무국장은 근본적인 수질 개선을 위해 총량을 제한하는 수질총량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폐수량 너무 많아 농도로 제한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총량을 규제하여 삽교호로 흘러드는 오염원을 차단해야 해요. 오수와 우수관을 분리하고 하수종말처리장의 처리용량을 늘리는 노력도 병행되야 제대로 된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삽교호 수질관리 현황 및 예산
<추진현황>
2003 - 삽교호권 물관리대책협의회 구성
2007 - 삽교수계 총량제 대비 기초조사를
위한 예산 2억5000만원 확보
2007.2.9 - 충청남도수질총량관리센터 개소
2007.5.7 - 삽교수계 총량제 대비 담당사무관 파견
2007.6.15 - 삽교호 퇴적오니 준설요청
2007.7~2008.6 - 삽교수계 총량제 기초조사 실시
2008 - 수교수계 관리대책 수립
2007~2009 - 삽교호 퇴적오니 준설 지속 추진
<수질현황 및 소요예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