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수록 ‘설’인심 넘치길
설은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동양문화권 국가의 최대 명절이다. 한해가 다시 시작되는 첫날로 조상님께 제를 올리고 성묘하고 친인척과 이웃어른들을 찾아뵙고 세배를 드린다. 이웃 친지간에 윷놀이를 비롯한 흥겨운 놀이마당이 하루종일 벌어졌으며 어린이는 설빔으로 받은 새옷을 입고 연날리기, 자치기 등 놀이로 하루 해가 너무 짧았다. 지금은 이런 풍습이 거의 사라졌으나 설의 의미와 정서는 우리민족의 마음속에 여전히 남아 있다.
IMF 한파가 참으로 매섭다. 이제 시작에 불과한데 그 파장은 넓고 깊게 퍼져 우리의 경제생활을 압박해 오고 있다. 차기정부는 올해 물가상승율은 9%로 억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나 서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피부로 느끼는 물가는 이미 10%를 훨씬 넘었다. 식료품과 난방비 등 서민의 가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물가는 한계치를 훨씬 넘는 것이다. 특히 유류값은 100% 가까이 상승했다. IMF 한파는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 귀성객의 발걸음마저 무겁게 할 것이다.
당진의 경제도 말이 아니다. 한보사태로 시작된 당진경제의 추락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다.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기업들이 연쇄도산함으로 당진의 상권이 점차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외지인을 유치하려고 유흥·숙박·음식업에 지나치게 투자하여 그 후유증이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축산농가들은 사료값이 급등하고 소, 돼지 시세는 오히려 하락하여 일할 의욕을 상실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민족은 어려운 때일수록 힘을 합쳐 난국을 극복하는 슬기를 발휘했다. 이 세상은 혼자 잘 살 수는 없다. 모든 것이 유기적이며 상호보완적이다. 어려울수록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이른바 인정이 넘쳐야 한다.
우리조상들은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설이 되면 정성으로 음식을 준비하고 손님을 맞이했다. 이런 정신은 우리의 마음에 여전히 살아있다. 그래서 설맞이는 IMF 한파를 녹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