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5일 어린이날부터 8일 어버이날, 15일 가정의날, 21일 부부의날까지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본지는 5월 한 달 동안 4회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건강한 가족 이야기를 보도한다. 크고 작은 어려움을 현명하게 이겨내고 더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건강한 가족 이야기라고요? 저희 아직 부족한데... 초기에는 정말 많이 싸웠어요. 하루라도 안 싸우는 날이 없을 정도였어요.”
“싸우면서 참 많은 걸 배웠고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느낌이에요. 지금도 배워가고 있는 중이에요.”
명민재(34) 씨와 이혜정(33) 씨는 올해로 결혼 생활 5년째를 맞은 부부다. 아직 둘 사이에 아이가 없어 신혼이나 마찬가지다. ‘건강한 가족 이야기’라는 말에 부부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1월에 만나 5월에 결혼
20년 넘게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성인 남녀가 결혼을 기점으로 모든 것을 함께해야 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요즘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결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신혼 초 사소한 것으로 티격태격 싸움이 잦았다는 민재 씨, 혜정 씨 부부의 이야기가 그들만의 부끄러운 일은 아닐 터다.
“그래도 중요한 건, 조금씩 서로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됐다는 것”이라고 민재 씨는 이야기했다.
두 사람은 목사님의 소개로 처음 만나게 됐다. 맞선 자리에 나갈 때까지만 해도 혜정 씨는 결혼할 생각이 없었단다. 반면 민재 씨는 20대 동안 반복되어 온 연애에 회의를 느끼며 결혼을 굳게 결심한 상태였다고.
“목사님 소개니까 거절은 못하고 마지못해 ‘2~3시간 함께 있다가 헤어지면 되겠지’ 생각하고 나갔어요. 첫 인상도 제 이상형이 아니었거든요(웃음). 그런데 둘 다 신앙이 깊은 사람이어서 인지 그 점에서 대화가 잘 통하더라고요. 첫 만남에서 5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눴어요.”
1월에 처음 만난 두 사람은 5월11일에 결혼식을 올렸다. 민재 씨의 말을 빌면 “물 흐르듯” 결혼했다. 서두른 감이 없지 않아서 일까, 신혼 초기 두 사람은 참 많이 싸웠단다.
고양이와 강아지가 만나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결혼을 한 것 같아요. 아내에게 미안하죠. 결혼하고 보니 가진 돈도 없고 빚까지 있더군요. 막연하게 매번 반복되는 연애는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에 결혼을 서둘렀어요. 몸도 마음도 지쳐간다는 느낌이었고 결혼해서 안정을 찾고 싶었죠.”
혜정 씨도 결혼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당분간은 결혼 안하고 젊음을 더 즐기겠다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혜정 씨는 신앙을 바탕으로 노력하려는 민재 씨의 모습에 결혼을 마음먹었다.
하지만 생각만큼 결혼 생활은 쉽지 않았다. 두 사람은 신혼 초기 자신들의 모습을 ‘고양이와 강아지’ 같았다고 말했다.
“표현 방식이 너무 다른 거예요. 처음 2년 동안은 정말 많이 싸웠어요.”
“연애 할 때는 싸우고 안보면 그만인데, 결혼을 했으니 결국 함께 살아야 하잖아요. 그러니 조금씩 서로에게 맞춰가게 되고, 때론 참는 법도 배우게 되더군요.”
“처음에는 이해가지 않던 부분도 점차 내 잘못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서로에게 맞추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성인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결혼도 공부가 필요해”
혜정 씨는 9년 동안 여유 없이 메어 살았던 학습지 교사를 최근에 그만 두었다. 몸도 마음도 일에 지쳐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남편 명재 씨도 사직을 적극 권유했다. 덕분에 혜정 씨는 그동안 시간이 없어 하지 못했던 다양한 취미생활을 시작했다. ‘아내의 안식년’을 맞아 경제적 여유는 조금 부족해졌지만 아내가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민재 씨도 기분이 좋다. 혜정 씨는 ‘안식년’을 좀 더 알차고 의미있게 보내고 싶어 평소 하고 싶던 공부와 함께 봉사도 시작했다. 당진시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형편이 어려운 조손가정 아이들의 과외 지도를 해주기로 한 것.
민재 씨, 혜정 씨 부부가 결혼 전부터 꿈꿔 왔던 삶은 “젊었을 때 열심히 일하고 노후에는 봉사하며 사는 삶”이다. 목표가 같으니 어려웠던 신혼 초기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부부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나 미혼 남녀에게 “결혼에 대한 환상을 없애기 위한 공부도 필요하다”며 “대화를 통해 함께 삶의 목표를 정하고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