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최근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슈들을 주제로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본 기획은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각종 교육 제도들에 대한 지역 구성원들의
의견을 통해 과연 아이들 교육에 올바른 정책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 일부 인터뷰원은 자녀의 학교생활, 본인의 직장생활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해 취재원 보호 차원에서 익명으로 처리했다.
A학교 6학년 대상, 야간 보충수업
B학교 6학년 성적 부진아 나머지 학습
대다수 초등학교 6학년은 일제고사 대비 중
당진시 소재 초등학교 6학년들이 성적 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오후 3시에 끝나는 정규수업 후에도 국, 영, 수를 중심으로 보충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oo면에 소재한 A학교는 매일 밤 7시부터 9시까지 6학년 교실에 불을 밝힌다. 시내에 소재한 B학교는 성적 부진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규수업 이후에 보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직교사 ㄱ모 씨에 따르면 “인근에 학원이 많지 않은 면 단위 소재의 학교는 야간이나 방과 후에 6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국, 영, 수 위주의 보충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대다수의 학생이 학원에 다니는 시내 소재 학교의 경우 일부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일정 수준에 미달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보충수업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초등학교까지 보충수업이 진행되는 이유는 다음달 26일에 전국에서 동시에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일명 일제고사라 불리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는 교육과정에서 규정하는 교과목표와 내용을 충실하게 학습했는지 파악하기 위함이라는 목적으로 국가에서 시행하는 초·중·고교생 대상 평가 시험이다. 2008년 10년만에 다시 부활한 일제고사는 학교서열화, 성적지상주의에 의한 과열경쟁,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당진교육지원청의 방침에 따라 당진시 소재 초등학생들은 모두 학기 중 중간, 기말평가 시험지가 같다. 현직 교사들은 “이 또한 일제고사를 대비하기 위한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의견
시민 정모 씨(43, 읍내동) - 초등학생들의 야간자습이나 보충수업은 실제로 아이들 성적 향상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학교 측이 이름을 내세우기 위해 아이들을 붙잡아 두고 공부를 시키고 있지만 초등학생들의 공부에 대한 집중력에는 좋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현직 초등교사 A씨 - 선생님이 다르고 가르치는 내용이 다른데 전국이 같은 문제로 시험을 봐서 1등부터 꼴등까지 알아본다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 하지만 학원이 많지 않고 시내에 있는 학원에 보낼 형편이 되지 않은 학생들이 많은 면 단위 소재 학교에서는 밤 늦게까지 학교에서 학생들의 공부를 보충해 주는 것에 대해 좋아하는 학부모가 많은 편이다.
현직 초등교사 B씨 - 학부모들은 사실 저녁 늦게까지 학원을 보내지 않아도 학교에서 공부를 더 가르쳐주니 고마워하는 경우도 있다. 학부모로서 초등학생들의 야간학습이나 보충학습에 대해 판단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교육자로서 초등학생들의 지나친 학업 위주의 교육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밤늦게까지 수업을 해야 하는 건 교사나 학생 모두 지치는 일이다. 어릴적 지나친 문제풀이식 학습은 일찌감치 학업을 포기하게 하는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소지도 있다.
현직 초등교사 C씨 - 학교의 교육방침은 국가의 교육정책에 따라서도 달라지지만 교장의 의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한편 일제고사 평가로 인한 학교 서열화가 곧 교감이나 교장의 인사발령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보니 아이들의 성적올리기가 교장, 교감의 승진을 위한 수단으로까지 변질되고 있다.
권모(자녀 초6) 학부모 - 아이들을 무조건 학교에 붙잡고만 있다고 성적이 오르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특히 초등학생들의 지나친 학습 강요는 학부모 입장에서 우려스러운 점이 많다. 오히려 학력 증진을 위해서 아이들에게 무조건 공부를 더 시키는 건 시간낭비라고 생각된다.
박모(자녀 초6) 학부모 - 솔직히 학원 보낼 형편이 되지 않는데 학교에서 아이의 공부를 더 봐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헌데 한편으로는 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돌아오는 아이를 볼 때면 안쓰럽기도 하다.
현직 초등교사 D씨 - 가정에서 아이의 학습을 도와줄 수 없는 환경이라면 학교에서 교사가 학습에 도움을 주는 것은 좋다고 본다. 가정에서 돌봄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 아이가 방치돼 인터넷 중독 등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진행하는 보충수업이 아이의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에는 제외해야 한다.
김모 학생(초6) - 다른 친구들도 하니까 안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보기 때문에 싫다. 늦게까지 남아서 공부하는 건 싫지만 다른 친구들도 하니까 하는 게 좋다.
예비학부모 오모 씨(43, 남) - 내 아이의 문제라면 반대다. 왜 어릴 때부터 공부하라고 잡아둬야 하는가. 초등학교 때는 학교가 끝난 뒤에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저녁도 먹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 초등학생까지는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한계가 있는데 무조건 책상에 앉혀둔다고 효과가 있을 것 같지 않다. 다만 학교 측 입장에서는 부모들의 의견을 물어 다수의 의견으로 보충수업이나 야간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현직 초등교장 A씨 - 6학년의 경우 국가고시(일제고사)를 대비해서 지도하고 있는데 시내권의 학교는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많아 일정 점수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만 방과 후에 보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가고시 결과 학습부진아가 많으냐 적으냐에 따라 학교의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학습부진아를 구제하려고 어쩔 수 없이 가르치고 있다.
김은경(자녀 초6) 학부모 - 기본적으로 일제고사를 반대한다. 하지만 단체생활을 하다보니 아이가 다른 친구들이 모두 하는 보충학습에서 빠져 눈에 띄는 것에 대해 크게 부담스러워해서 어쩔 수 없이 (보충수업에)보내고 있다. 정규 수업 후 보충수업 뿐만 아니라 아침 등교 후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진행되는 영어, 수학 수업 등 성적향상 위주의 교육 방침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