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지속가능 상생재단(이사장 김봉균, 이하 상생재단)은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지역 출신 대학생을 선발해 중국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지역사회의 나눔과 상생을 위해 만들어진 상생재단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과 함께 지난해 필리핀 빈민가로 공정여행을 다녀온 데 이어 올해는 고구려 역사문화를 탐방하는 연수를 다녀왔다. 지속가능 상생재단은 지역 내 대학생 32명을 선발해 1인당 100만원씩 꿈나무 장학기금을 전달하고 해외연수기금(1인당 100만원)을 추가로 지원해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압록강 단교에서 백두산까지

지역 대학생 32명과 상생재단 관계자, 인솔자까지 총 42명의 상생재단 해외문화탐방팀이 지난 9일 오후 인천항에 집결했다. 탐방팀은 인천항에서 중국 단동 행 여객선에 올라 꼬박 15시간을 달려 중국에 도착했다. 다음날 아침 9시에 단동항에 도착한 일행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압록강이었다. 고구려인들이 당나라 군대의 남진을 막기 위해 압록강을 배수진 삼아 활을 쏘던 곳, 고구려 평양성을 향하던 발해와 당의 사절단이 오가던 곳,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나라 잃은 설움에도 해방세상을 꿈꾸며 넘나들던 그 곳, 압록강에 단교가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압록강 단교는 6.25 한국전쟁 때 중공군의 남하를 막기 위한 미군의 폭격으로 파괴돼 중국 단동과 연결된 절반만 남아 있다. 압록강 단교(鴨綠江斷橋)라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행은 단교 위에서 강 너머 북한 땅을 바라보며 분단의 현실을 실감했다. 동행한 상생재단의 한 임원은 “이 다리가 다시 이어져 통일된 남북의 역동적 기운이 중국 동북 3성으로 뻗어 나가는 날이 올 것”이라며 “이 자리에 있는 학생들이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행은 단교를 뒤로 하고 다시 버스에 올라 고구려시대 유적이 가장 풍부하게 남아 있는 집안으로 향했다. 집안은 2대 유리왕부터 20대 장수왕까지 모두 420여 년간 고구려의 도읍지였다. 단동에서 버스로 약 5시간 거리를 달려 집안으로 가는 길, 일행은 박작성을 만났다.

박작성은 당나라 침략군을 가로막아 고구려의 요동 방어선 역할을 했던 곳이었으나 중국은 고구려성이 아닌 만리장성의 끄트머리로 복원해 만리장성이라 설명하고 있다. 집안 시내를 거쳐 일행들은 고구려 19대 왕의 흔적을 담은 광개토왕릉비를 찾았다. 5세기 무렵 고구려는 '천하의 중심'이라고 자부하며 독자연호를 사용하고 백제, 신라, 동부여 등 주변 나라들과 조공관계를 맺었다. 그런데도 중국은 '동북공정'이라는 국가적 연구사업을 통해 고구려를 비롯한 고조선과 발해 등 우리나라 고대사를 중국의 역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조선을 비롯 고구려, 발해를 중국의 지방정권쯤으로 왜곡하고 있다.

광개토왕릉 비각을 나와 광개토왕의 묘로 알려진 태왕릉을 향했다. 하지만 마침 보수를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 일행들은 먼발치에서 태왕릉을 바라봐야 했다. 일행 중 몇몇은 아쉬운 마음에 통일을 염원하며 삼배를 하기도 했다. ‘동방의 피라미드’라 불리는 장군총 역시 보수 및 주변 신축공사를 이유로 통제되고 있어 먼 발치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집안 고구려 유적지 탐방을 마친 뒤, 다음날 일행들은 백두산으로 향했다. 백두산에 도착한 일행은 금강대협곡을 돌아본 뒤 천지로 향하려 했으나 태풍으로 출입이 통제돼 아쉽게 발을 돌려야 했다. 일행 중 한 학생은 당시 헛헛함을 이렇게 노래했다.

'백두산 천지 목전에 두고

뒤돌아 회군할 제

다리는 천근이나 마음은 천만근

백봉초 들꽃의 위로가 없었다면

돌아가지 않았으리'

심규상 기자

미니인터뷰 상생재단 김봉균 이사장

“지역의 꿈나무 키우는 연수 지속해야”

“이사회를 거쳐 결정해야 할 사항이지만 어려운 형편의 대학생들뿐 아니라 우리 지역 출신의 대학생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연수 프로그램은 지속적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역의 꿈나무를 키워나간다는 뜻에서도 의미있는 일이죠.”

김봉균 이사장은 “해외연수 뿐 아니라 국내에서 좋은 강사와 프로그램으로 연수를 진행했으면 한다”는 뜻을 내비췄다.

반면 2기 연수에 대해서는 “대학생들의 해외연수였는데 반해 일정이 연수 목적에 잘 부합되지 못한 것 같다”며 “일정이 촉박해 고구려 유적을 더 많이 둘러보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우현선 기자 mirina16@naver.com

참가 대학생들의 한마디

이중균(신평 거산리) 학생 : 우리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에 간다는 사실이 무척 설레였죠. 백두산 풍경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좋았어요. 반면 광개토대왕비가 잘 보존되어 있지 않아서 실망스럽고 안타까웠어요.

이현주(송악 반촌리) 학생 : 태풍으로 천지까지 올라가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그래도 고구려 유적들도 보고 천지 아래 왕지까지 올라가 볼 수 있어 좋았어요. 요즘 대학생들은 해외여행을 가기 어려운데 재단에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이승민(송악 반촌리) 학생 : 첫 해외여행이었는데 장학행사라는 좋은 사업에 참여할 수 있어서 감명 깊었어요. 무엇보다 당진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여러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연수 이후에도 2기 친구들과 함께 연락하고 만나며 지내고 있어요. 해외연수가 단발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지역대학생 모임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이창희(송악 중흥리) 학생 : 취업준비 때문에 바쁘게만 지냈는데 여행도 하고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어서 좋았어요. 지역 재단에서 준 좋은 기회를 누린 만큼 사회에 진출해 여건이 된다면 지역에 보답하고 싶어요.

우현선 기자 mirina1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