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의 사인에 대해 유가족들은 37년이라는 세월 동안 실족사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암살 의혹에도 당시 유신정부가 실족사로 발표하며 가공된 역사입니다. 비공개 장소에서 이정빈 서울대 명예교수 등 민간 법의학자 팀을 통해 정밀 조사될 유골의 감식 결과는 이르면 두 달 안에, 늦어도 여섯 달 안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故 장준하 선생의 유골에서 발견된 지름 6cm 가량의 가격 흔적이 어떤 이유로 유골에 선연하게 남게 된 것인지 타살 의혹이 뒤따르고 있다.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다 의문사한 故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 씨는 15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 개인의 죽음이 아닌 잊혀진 대한민국의 근대사를 시대와 국민, 나라가 원하고 있다”며 “무엇이 고 장준하 선생을 죽음으로 이끌었는지, 그의 죽음 뒤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었는지를 감식을 통해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37년 전 어느 날 벌어진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 진행되고 있는 ‘현실의 사건’임을 직시해야 한다”며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마주하기 ‘불편한 진실’”이라고 말했다.
장 씨는 과거 3차례에 걸쳐 진행된 진상조사 후 내려진 ‘타살이 의심되나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결론에 대해서는 “의문사조사위원회가 세 차례에 걸쳐 구성됐을 때는 기대를 많이 했었지만 조사의 한계성 때문에 당시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리는데 만족했다”며 “대통령 직속기구였지만 수사권이 없어 강제성을 부여받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1975년 당시에 본격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당시 시대 상황이 산업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사망하거나 시위하다가 사망한 학생들의 경우에는 장례식도 제대로 치르기 어려운 때였다”며 “장례식을 치러도 기관원들이 시신을 가져다가 화장을 하는 일이 왕왕 있을 정도여서 공식적인 부검이나 조사를 의뢰하기 어려운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