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생산이 유일한 활로일 때가 있었다. 싼값에 마구잡이 물량공세를 퍼붓던 시기가 있었다. 농산물도 마찬가지였다. 넓은 대지에는 화학비료가, 하늘에는 농약을 살포하는 헬기가 떠다녔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에 홀려 번듯한 농산물을 생산해 내기 위해 농산물마다 온갖 화학약품이 사용됐다.

류영환 친환경농업과장이 오는 5월 개관하는 종자은행의 시설과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류영환 친환경농업과장이 오는 5월 개관하는 종자은행의 시설과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친환경농업에 최적 조건인 당진

하지만 먹을 것이 지천에 풍요로워지자 어느 순간 하나를 먹더라도 좋은 것을, 건강한 것을 먹자는 바람이 일었다. 당진지역에서도 몇해 전부터 잡초를 제거하기위해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우렁이와 같은 생태계 천적을 활용한다던지, 화학비료대신 볏짚을 땅에 되돌리는 생고시용(生稿施用)이 실시되고 있다.

올해 들어 행정에서도 친환경농업을 더욱 지원하고 점차 확대해 나가기 위해 당진시 농업기술센터에 친환경농업과를 신설했다. 막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친환경농업과의 다양한 업무를 10명의 직원이 감당하고 있어 어려움이 있지만 당진농업의 앞날을 담당하는 부서로서 직원들 나름의 자부심도 크다.

“대세는 친환경”이라고 당당히 말하는 류영환 과장은 “아직까지 당진에서 친환경농가 수와 규모가 크진 않지만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가 확대될수록, 소득이 올라가고, 수명이 길어질수록 친환경농업에 대한 관심은 커져갈 수 밖에 없다”며 “특히 당진은 소비층이 많은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과 젊은 인구 유입으로 친환경농업에 대한 인식 확산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농업에 사용될 유용미생물(EM) 배양을 위한 설비.
친환경농업에 사용될 유용미생물(EM) 배양을 위한 설비.

친환경농산물 생산 위한 뒷받침

올해 11억 5800만 원의 예산으로 꾸려가는 친환경농업과는 친환경농축산물 인증과 기술지원을 비롯해 생산단지 조성, 종자은행 운영, 도농교류 활성화를 위한 도시농업 업무 등을 추진 중이다. 특히 친환경농업 과학관과 종자은행이 5월 초 개관을 앞두고 있어 분주하다.

과학관에서는 친환경자재 제조 실습을 위한 교육장과 유용미생물을 배양하는 시설 등을 갖춰 농업인 교육은 물론이고 학생들이 친환경농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종자은행을 통해 우량종자를 확보함으로써 농가에 안정적으로 종자공급할 수 있게 되며, 토종(재래종) 유전자원을 보존하고,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류 과장은 “친환경농업은 아무래도 보존기간이 짧아 빠른 시일 내에 소비하기 위해서는 직거래 및 지산지소(地産地消,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 운동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며 “도농교류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 안에서 손쉽게 상추 등 작물을 기를 수 있는 아파트형 화분.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집 안에서 손쉽게 상추 등 작물을 기를 수 있는 아파트형 화분.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친환경농업과에서는 시민텃밭운영을 위해 분양을 시작했는데 단 3~4일 만에 분양이 모두 끝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만큼 시민들의 농업, 특히 친환경농업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방증이다.

적적하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노인들을 위한 실버농장을 비롯해 교육농장, 재활치료농장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힐링’이 유행처럼 강조되는 사회에서 농업은 모두에서 필요하다. 흙을 밟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은 아이들의 정서발달과 심신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이다.

“친환경농업에 대한 인식이 점점 확산되고 있는 점은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판로확보, 유통구조 개선 등은 아직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친환경농업은 미래산업입니다. 당진농업의 미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류영환 친환경농업과장)

<편집자주>

올해 당진시 농업기술센터에 친환경농업과가 신설됐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시에서도 친환경농업 확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당진의 친환경농업의 흐름과 전망에 대해 류영환 과장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