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주물단지 사업시행사 측이 반대대책위원장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공사를 시작해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충남도가 예산군에 보낸 공문에서 주물단지 공사를 해도 무방하다고 전해 거짓 이중 행정에 대한 공방이 일고 있다.

장례식 끝나자마자 공사 “이게 할 짓인가”

예산주물산업단지 사업시행사측은 지난 3일 오전부터 주물단지 입주예정지에서 공사를 위한 벌목작업을 시작했다. 이에 앞서 반대대책위는 지난달 31일 대책위 활동을 하다 병을 얻어 사망한 고(故) 정환중 공동투쟁위원장 장례식을 치렀다. 주민들은 지난 4일부터 공사진행을 막기 위해 농기계를 이용해 진입로를 폐쇄했다.

주민대책위는 지난 6일 집회를 열고 “장례식이 끝나마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시행사가 공사를 시작했다”며 “고인과 주민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현재 사업의 위법성 여부를 밝히기 위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공사를 시작한 것은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충남도에 대해서도 날선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반대대책위 주민들은 지난 3일 충남도청을 방문해 사업시행자 측이 재판이 끝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 관계자는 “장례를 치르며 침통해 있는 와중에 사업을 시작한 것은 주민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행위”라며 “예산군과 사업시행사 측에 합의점을 찾을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도록 행정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그런데도 벌목작업이 계속되자 대책위 일부 주민들은 예산군청을 항의 방문했다. 하지만 예산군 관계자는 주민들의 항의에 충남도로부터 받은 공문을 내밀었다. 충남도가 예산군에 보낸 공문에는 ‘주물단지 공사를 시작해도 무방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공문 내용을 직접 확인한 지역주민 김영배 씨는 “충남도가 예산군과 사업시행자 측에는 공사를 벌이도록 종용하고 주민들에게는 입에 발린 답변을 하는 이중 행정을 했다”고 비판했다.

환경보전위 참여 요구에 충남도 “이유 없다”

반대대책위는 또 충남도와 예산군이 환경보존위원회 재구성 요구를 묵살하고 사업자 편에 선 편파행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충남도는 당초 ‘환경보존위’ 구성 등을 조건으로 예산주물산업단지 사업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예산군은 지난해 12월 환경보존위를 구성하면서 총 20명의 위원 중 지역주민 대표(4명)와 주민들이 추천하는 인사(전문가 3명, 환경단체 1명)를 모두 8명으로 제한했다. 주민대책위는 “지역주민의 환경권을 위한 보존위원회가 사업에 찬성해온 예산군과 사업시행자 측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며 재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권배 반대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충남도가 환경보전위 재구성에는 소극적이면서 사업자 측의 공사재개에는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며 “환경보전위 조례에 사업예정지와 인접해 있는 당진시 면천면 주민들의 참여는 배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충남도가 약속한 대로 조례를 개정해 면천면 주민의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도록 지역명을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이미 사업승인이 난 상태라 공사를 하더라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사업사행자 측에 일방적인 공사는 자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면천면 주민들의 참여보장에 대해서도 “조례안에 ‘인접지역’으로 표기돼 있어 제도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는 예산신소재산업단지주식회사가 2011년 예산군 고덕면 상몽리 일원 48만m²(약 14만5000평) 부지에 2013년 주물산업단지를 완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계획요청을 승인했다. 이를 놓고 지역주민들은 충분한 법적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충남도를 상대로 승인취소 소송을 제기, 2심 계류 중이다.

충남지역언론연합 심규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