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때 정당 공천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던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조속히 이를 제도화하려는 모습이 아니라 당내 반발로 주춤하고 있다는 언론기관의 보도 내용을 보니 어안이 벙벙하다. 왜냐하면 “정당이라 함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돼 있는 정당법 제2조의 정당 개념으로 볼 때도 국회의원들이 지금에 와서 정당 공천 폐지안에 조직적으로 반발하는 모양은 참으로 무책임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표를 의식해 국민을 일시 기만하고 우롱한 것만큼은 틀림없다. 공천제 폐지를 반대하는 자들은 공천을 폐지할 경우 부작용이 오히려 심각해 질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지역 토호들이 ‘돈 선거’를 통해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자리를 장악할 가능성이 있고 정치신인들이 당선 가능성이 더 떨어진다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도됐다(2013.7.10 중앙 일간지 참조) 결론적으로 이는 자신들의 이익과 기득권 유지를 위한 황당무계한 궤변이 아닐 수 없다.

첫째, 지역 ‘토호’ 라는 용어 자체가 국민의 정치수준이나 모든 것이 획기적으로 급변하는 시대 상황에 적합하지 않은 용어로 마치 봉건주의 시대로 되돌아가는 듯 하다. 국어사전을 보면 ‘토호’란 지방에서 양반을 떠세할 만큼 세력과 재산이 있는 사람 또는 지방에서 웅거해 세력을 떨치는 호족이라고 돼 있다. 유권자 의식수준이 높고 부정선거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고, 증거 수집 능력도 언제든지 가능 감시가 엄한데 어떻게 이런 주장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지가 의문이 든다.

둘째, 이들이 정치 신인들이 당선 가능성이 더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이다. 왜냐하면 지금의 정당공천은 정치신인에게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공천을 받을 수 있는 기회 그 자체가 전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육상 경기로 말하면 정치 신인에게는 출발선에 서지도 못하게 하면서 1등 가능성 운운하는 것만큼이나 허무맹랑한 주장이다. 집권정당의 정치개혁 특위 위원장까지도 공천심사위원회의는 오직 현역국회의원이나 당원협의회(지역)위원장이 이미 결정한 후보자를 그럴 듯하게 포장하기 위한 통과 수순이라고 말해 온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정당공천제의 폐단은 매우 심각하고도 엄청나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기능은 다른 점이 많은데 공천제는 풀뿌리 민주주의에 기반하고 있는 지방자치제 근본 의미를 퇴색시키며 지방정치를 중앙정치에 예속시키려 하는데 그 목적이 있어 끝없는 정쟁으로 주민을 지겹고 답답하게 만든다.

또한 지역 국회의원의 사적인 감정이나 기호에 의해 공천되는 자질미달의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들의 구태와 불법 행정은 오히려 지방자치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공천권자의 개인적 권한에 따라 사천이 이뤄지다보니 지방정치인은 당장 및 차기 공천 등을 의식해 주민 편의보다는 오히려 정당이나 국회의원의 눈치나 보는 사병으로 전락할 수 있다.

시장은 A당 소속이고, 시의회의 과반수는 B당이 장악하고 있을 경우 시장과 시의회의 갈등은 필연적이고 이들은 지역의 현안들은 무시한 채 서로의 당리당략을 내세워 대립하는 등 중앙정치의 나쁜 모습을 지방정치에서도 판박이처럼 보여주게 돼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주민에게 돌아간다. 여기에 공천 장사까지 한다고 하니, 당선된 지방정치인은 공천에 든 엄청난 돈에 대한 본전생각으로 재임기간 부정을 저지르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결론적으로 정당공천제 폐지 반대자들의 주장은 오직 그 개인의 이익을 위한 억지이며 내지 허구적 주장이라서 정당공천제는 반드시 없어져야 하고 정당공천 폐지시에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 법률을 개정할 때 이를 합리적으로 보완하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