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녀출산 이후 많은 의무와 책임을 갖게 된다. 그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양육과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조상들은 경제적 빈곤으로 양육의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으나 가정교육에서만큼은 매우 충실히 실천해왔다고 생각한다.

반면 오늘날의 부모들은 경제적 풍요 속에서 양육의 의무 수행을 위해 지나칠 정도로 정성을 쏟고 있으나 가정교육이라 할 수 있는 도덕 및 인성교육의 의무는 거의 포기하고 있다. 이러한 양육 과잉 현상은 황금만능주의와 개인주의가 짧은 시간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옛날의 부모 세대들은 어렸을 때 받은 가정교육을 본받아 자녀들의 가정교육에 임했고 새로운 가정교육의 길을 모색할 필요가 없었다.

무엇이 옳은 삶의 길인지를 헤아리지 못하고 방황하는 부모들이 많으며 확고한 인생 신념 체계를 갖지 못한 상태에서 자녀들의 가정교육 문제와 대결한다는 것은 힘에 겨운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은 해서는 안 될 행위가 무엇이며 싫어도 해야 하는 행위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그것을 알도록 가르치는 것은 기성세대들이 할 몫이며 특히 그 일에 대해서 가장 많은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부모들이다. 말로 가르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행동의 실천이 따르도록 버릇과 습관까지도 가르쳐야 한다. 어려서부터 말로도 타이르고 행동으로 모범도 보이며 가르치는데 가장 적합한 사람은 자녀의 부모일 수 밖에 없다.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야 할 도덕 및 인성교육을 우리의 부모들은 의식 무의식적으로 게을리하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오직 지식을 암기해 기억하고 그것을 권력과 경제력에 연관시키는데 혈안이 돼있을 뿐이다.

귀여운 자녀의 기(氣)를 살리기 위해서 방종을 내버려 두는 경우도 있고 나이들면 저절로 알게될 것이라며 미리 가르치고 꾸지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심지어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할지 몰라서 손을 쓰지도 못하는, 정말로 부모 준비가 전혀 돼있지 않은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자녀에 대한 부모들의 인성 및 도덕교육 게으름으로 인해 오래 전부터 우리사회에는 심각한 폐단이 나타나고 있다. 이기주의적이고 타산적, 배타적인 사회인이 양성돼 배출되고 있는 것이다. 제가 하기 싫은 일은 안하려 하고 어른을 존경할 줄 모르고 자기 비위에 맞지 않으면 선생님에게도 대들고 심지어 할아버지와 부모에게도 반말을 하고 격한 언행을 하는 경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친구들과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에 간 적이 있다. 네 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 어린 아이가 자기 아버지의 옆구리를 계속 발로 차는 것이었다. 그 꼬마 아이의 아버지 되는 사람은 “그래 그래 알았어. 아빠가 다 해 줄께”라며 아들의 비위를 맞추기에 바빴다. 그들은 자신들의 부모로부터 받은 구시대적인 가정교육 및 인성교육을 다음 세대에 되풀이 하지 않으리라는 결심을 한 듯하고 그 결심이 오늘과 같은 도덕교육의 부재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할 수 있었다.

나는 지난 날의 부모들이 잘못한 것을 꼽으라면 도덕교육의 방법과 내용이 오늘날과 같은 새 시대에 적합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있으며 그들이 자녀들에게 도덕교육을 시도했다는 사실 자체에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굳게 믿는다.

모든 시대와 모든 사회의 부모들은 젊은이들과 자녀들에게 적합한 인성교육 및 도덕교육을 행해야할 책임이 있으며 가정교육이야말로 이 사회를 지탱하고 이끌어갈 마지막 힘이라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기를 살려줘야 한다”가 아니라 설사 기가 꺽기는 경우가 있다 할지라도 우리 부모들은 미래를 위해 원칙적 질서를 중요시하고 가정교육을 바르게 시작해야만 함을 깨달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