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나는 고대면 슬항리 주민 두 분과 함께 돌팍재 농원허가로 인한 산림훼손에 대해서 당진시의 잘못이 있는지 가려달라는 주민감사청구에 대해 설명하러 도청에 갔다.
슬항리에서 베어지고 뽑힌 소나무는 적어도 60년은 된 것들로 산의 나무들은 환영철강의 오염물질을 막아주는 방풍림 역할을 해왔다.
업자는 산주에게 접근해 함께 영농조합을 만들어 농원건축허가를 신청했다. 건축허가가 곧 수목굴취 허가이기에 건축허가를 얻어 소나무와 흙, 잡목을 팔아넘긴 뒤 개발을 포기했다. 훼손된 산림에 대한 복구명령은 60cm정도 나무를 심는 것이다. 또한 현행법으로 가장 높은 벌금은 3000만 원이기 때문에 산림훼손은 수지에 맞는 사업이었던 것이다.
법상으로 사업자는 농원을 만들 때 주민에게 알리지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이 주민에게 건축허가 신청이 들어왔음을 알릴 경우에는 사업주가 소송을 걸 수도 있다. 즉, 주민들은 자신의 나무에 포크레인 삽날이 들어와야 이 사태를 알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당진시는 사업승인 조건으로 “훼손된 수목 중 생육상태가 양호한 나무는 최대한 재이용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는 바, 재이용 수목에 대해서는 사업시행 전에 표지를 해 무분별한 수목훼손을 방지토록 하는 등 구체적인 이식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하고 사업주는 “훼손 수목 중 활착가능성이 있는 이식수목은 미리 표시를 해 사업부지 내 조경수로 활용해 주변경관과 자연스러운 조화 및 이질감을 최소화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나무는 사업부지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세 차례에 걸쳐 소나무가 굴취돼 경기도와 세종시에 팔려 나갔고 현장에 재이식된 나무는 단 한그루도 없었다. 이에 대한 진상과 당진시의 책임을 규명해야 했다.
두 부부는 노동운동에 일생을 바친 대학강사다. 지금도 국회 앞에서 불의에 맞서 7년째 노숙농성을 하면서 주말에는 슬항리에 와서 주민들 편에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마치 365일 하루도 풍찬노숙에 나라 걱정을 놓은 적 없는 독립운동가 같은 삶이다. 절약과 내핍이 습관이 돼 고향이면서도 영랑사 보덕사 이외에는 가본 적이 없어 도청으로 가는 길에 지도에서만 보았던 지명을 확인하며 신기해 했다. 시간이 남아 가야산 남연군묘와 최치원의 암각글씨를 보러 갔더니 풍수에 대한 전문적인 설명이 줄줄 나온다. 앞으로 2년, 몸이 예전 같지 않아서 더 이상 시간강사 착취에 대해 싸울 수 없을 것 같다며 한숨을 쉬시는 분들이다. 거기서도 최치원 글씨를 가리고 있는 쓰러진 나무를 온 힘을 다해서 치우며 이렇게 해야 다른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다고 좋아하셨다. 이것이 그분들의 삶이다. 더 이상 이런 주민들이 피해를 봐서는 안된다.
앞으로 당진시는 조례를 만들어 주민들이 자신들의 삶에 지대한 변화가 있는 공장과 농원 등의 건축허가 신청에 대해서 사전에 알 수 있도록 하며 공무원도 이를 보호하도록 해야 한다. 주민들이 알아야만 공사를 하기 전에 서로 감내 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합의가 될 것이 아닌가. 또한 산림훼손이 더 이상 돈벌이가 될 수 없도록 개발중지 시 이익도 환수할 수 있는 대책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