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국(54·읍내동) 씨는 말하는 동안 오른쪽 눈을 자주 만졌다.
자주 드나들던 동네 어귀, 반찬을 가져와 먹으라며 놓던 어머니의 모습. 조 씨가 두 눈으로 세상을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난 4월 코에 발병한 암이 눈으로 전이돼 오른쪽 눈을 적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연히 암을 발견했음에도 여의치 않은 주머니 사정은 암이 전이된 눈을 떼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뇌까지 암이 전이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지만 당장 지원받을 수 있는 방편이 없어 이리저리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생활고와 암에 시달린 한국생활
한국인이지만 중국에서 자란 그는 2007년 어머니와 함께 살기 위해 중국에서 당진으로 왔다. 어머니를 모실 수 있을 것이라는 꿈도 잠시, 어머니는 10평 남짓한 방에서 힘들게 지내고 있고 막 한국에 정착한 조 씨도 생활고 때문에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는 “어머니를 모시지 못해 죄스러운 마음이 든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뭐든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한국생활을 시작했지만 한국어가 서툴렀던 그는 일자리를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밤을 까기도 하고, 주유소에서 하루 종일 일을 해도 그에게 남은 건 생활고와 암뿐이다.
그동안 성실히 생활하던 그를 안타깝게 여긴 지인들이 십시일반으로 그의 병원비와 약값을 보태주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안구 적출 수술을 위한 500여 만 원의 수술비를 마련하기에는 어려운 형편이다.
점점 심해지는 통증
공사장에서 건축일을 돕고 있던 그는 어느 날 일을 하던 중 눈에 시멘트가 들어가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병원을 다녀오고 난 뒤에도 눈에서 계속 눈물이 나고, 햇빛이 조금만 비춰도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다시 한 번 병원을 찾은 그는 암세포가 눈까지 전이돼 눈을 적출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병원에서는 ‘빨리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암 세포가 뇌까지 전이 돼 1년도 못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한시가 급하지만 지난 4월 코에 암이 발병해 모아둔 돈을 다 썼고 눈이 아파 일을 하지 못해 병원의 재촉에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조 씨는 날이 갈수록 눈의 통증이 심해져 매일 밤 뒤척이며 날을 새운다.
“눈이 아파 밤에 잠을 잘 못자요. 수술을 생각하면 가만히 있다가도 ‘높은 데서 뛰어내릴까’ 하는 나쁜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조 씨가 지금 지내는 집도 한 지인이 그의 사정을 알고 이번 겨울을 위해 잠깐 내어준 것 뿐이라서 겨울이 지나고나면 지낼 곳조차 마땅치 않다.
눈보다 더 아픈 마음
조 씨는 중국과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사정을 말해봐야 넉넉치 않은 형편에 서로의 마음만 아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가족들의 따뜻한 한마디를 바라는 것도 그에겐 사치다. 수술 후 한쪽 눈으로라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악착같이 해낼 그지만 지금 수술비조차 마련하지 못할 뿐더러 수술 이후의 생활과 내년에 살 집이 없어 앞으로의 일들이 깜깜하기만 하다.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운 것 같아요. 눈보다 마음이 더 아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