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와 평택시 사이에 다시 불이 붙었다. 2000년대 초반 도계 분쟁으로 한동안 시끄러웠던 가운데, 헌법재판 승소 이후 당진시가 관할해 온 서부두 일대 매립지를 두고, 평택시가 다시 이 땅의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다. 다음달 행정자치부 분쟁조정위원회의 심의를 앞두고 효율적 국토 이용 측면에서 평택시에 유리하게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이 일면서, 자칫 당진시 땅을 평택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매립지 관할권을 빼앗기는 것을 넘어 자치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지역의 균형발전을 강조해 온 정부 스스로 지방자치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다시 고개든 분쟁

당진시와 평택시의 분쟁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형도상 해상경계선을 기준으로 당진군 수역 제방에 평택시가 토지를 등록했다. 이에 대해 당진군은 평택시에 대해 구역 침해에 대한 권한 쟁의 심판 청구소송을 헌법재판소에 제기했다. 2004년 헌법재판소는 당진군의 손을 들어줬다. 헌법재판소는 서부두 일원의 약 3만3000㎡에 이르는 제방이 당진군 관할이라고 판결내리면서 지형도상의 해상 경계선 기준으로 당진군(충청도)과 평택시(경기도)의 경계가 확정됐다. 이후 당진군은 해상경계상 당진군 관할에 위치한 매립지 10필지를 등록하고, 신평면 매산리에 속한 지번을 부여했다.

하지만 2009년도에 이르러 지방자치법이 개정되면서 평택시는 다시 매립지 관할권 문제를 불러 일으켰다. 그동안 통상적으로 지형도상 해상경계선을 기준으로 해당 자치단체에 매립지 관할권이 주어졌던 반면, 개정된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행정자치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 심의를 받도록 돼있다.

평택시는 이렇게 개정된 법을 근거로 2009년도 법 개정 이후 당진군이 등록한 매립지 11필지에 대해 귀속 자치단체 문제를 제기하며 행정자치부에 지난 2010년 결정을 신청했다. 평택시는 접근성과 행정적 효율성 등을 근거로 서부두 일대 매립지를 평택시에 귀속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치권 훼손하는 것”

특히 평택시는 서부두 일원 매립지와 평택 간 접근성이 좋다는 이유를 들어 효율적 국토 이용 측면에서 관할권을 평택에 귀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당진시에서는 신평-내항 간 연결도로가 건설되면 당진시와 접근성 및 연계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완 국회의원 사무실 김길성 보좌관은 “평택과 접근성이 좋다는 이유로 효율적 국토 이용 측면에서 관할권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현재 신평-내항 간 연결도로 건설에 대한 연구용역이 진행 중으로, 연결도로가 건설되면 당진시와의 연계성과 접근성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관할권 분쟁에서 평택시가 유리해 진다면 매립지를 만들 때마다 분쟁이 일어 불필요한 행정력을 소모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당진시 측은 국가 최고의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에서 도계를 확정한 가운데, 평택시에서 당진시의 자치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길성 보좌관은 “행정자치부 분쟁조정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만약 평택시에 관할권을 빼앗기게 된다면,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강조해 온 정부 스스로 자치권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연결도로 등을 비롯한 지역 인프라를 지역에 구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당진시청 이해선 안전행정과장 역시 “평택시가 매립지 관할권 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당진시의 자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양보할 수 없는 문제”라고 못 박았다.

당진시는 최종심의가 이뤄질 때까지 총력을 다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충남도와 함께 매립지 관할권과 도계 문제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하고자 T/F팀을 운영할 계획이며, 시민·사회단체 등에 문제를 알리고 조직적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당진과 서부두 간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신평-내항 간 연결도로 건설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홍근 전 당진항발전협의회 위원장은 “서부두 매립지를 당진시가 관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확실히 인정받기 위해서는 신평-내항 간 연결도로 건설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한다”며 “당진항 지정과 도계 분쟁 당시와 같이 이번 매립지 관할권 분쟁에 대해서도 당진시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