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이 묻어있는 죽동화실
면천면 죽동리에 위치한 이종호 작가의 ‘죽동화실’ 앞에는 흐드러지게 핀 벚꽃나무와 그림 같은 앵두나무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또한 대나무 줄기로 촘촘하게 꾸며져 있는 작업실의 벽과 천장은 마치 대나무 숲에 와 있는 느낌을 준다.
“작업실 밖에 꽃과 나무는 제가 좋아해서 직접 심었어요. 그리고 작업실 뒤에 있던 대나무밭에서 대나무 줄기를 가져와 작업실 내부를 직접 꾸몄죠. 죽동화실은 제 손이 닿지 않은 부분이 없는 손때 묻은 곳입니다.”
이 작가의 작업실은 10년 전부터 이곳에 자리했다. 그러나 몇 년 전 발생한 화재로 작업실을 새롭게 손봐야 했다. 한 차례의 어려움이 지나쳐간 작업실인 만큼 이 작가에게 죽동화실은 애틋한 공간이다. 작업실을 보금자리라고 표현할 정도로 이 작가는 “작업실에 앉아 편안한 마음으로 창밖의 풍경을 보면 작품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넓은 들판, 초원, 풀
작업실에서도 느낄 수 있듯, 작품에도 자연의 느낌이 물씬 풍겨온다. 그간 이 작가는 허수아비그림전, 바위그림전, 우리꽃그림전 등 자연을 주제로 한 작품을 그려왔다. 이 작가는 “풀을 소재로 부처나 기와 등의 동양적인 형태를 그리고 있다”며 “평소 도자기와 기와 등 토속적인 우리 것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옛것이 담긴 책자를 많이 보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더해 작품활동을 하는 편”이라면서 “자연적인 분위기를 나타낼 수 있는 요소들을 더해 생각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넓은 들판, 초원, 평야, 풀은 제 마음을 평온하게 합니다. 자연을 좋아하다 보니 소재도 자연이 되더라고요.”
풀을 소재로 푸른색 계통의 색을 사용해 그린 이 작가의 작품을 정적이고 지루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작가는 단조로움을 없애기 위해 재미있는 요소를 불어 넣었다. 풀로 표현한 동양적인 이미지 옆에 메뚜기를 그려 넣는가 하면 보랏빛 도라지꽃을 넣어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또한 배경의 색과 질감을 달리 표현해 편안하면서도 친근하게 그려냈다.

풀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서 이 작가는 아래서 위로 풀의 잎을 살려 그린다. 풀의 모양을 연구해 그린 작품을 보고 있으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풀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전시·판매 가능한 갤러리 계획
작가의 창작활동을 위해서는 작품 판매도 필요하다는 이 작가는 “전시뿐 아니라 구입도 가능한 갤러리를 구상하고 있다”며 “지역에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와 관람객들의 소통 공간을 마련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는 이 작가는 앞으로 10년 동안 그릴 작품도 미리 구상을 끝내놓은 상태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이 작가는 “5년 동안 ‘풀’ 시리즈를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대나무’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다”며 “100호 이상의 대형 작품을 전시할 것”이라고 말했다.덧붙여 “앞으로 의무감이 아니라 마음과 시간의 여유를 갖고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 작가는 오는 5월 1일부터 두 달간 석문면 해변 왜목마을 교로리에 위치한 갤러리카페 아트바젤에서 ‘2015 이종호 소품전’을 열고 풀 시리즈 27점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이종호 작가는
·1958년 당진 출생
·당진초, 당진중, 당진상고,
관동대 미술교육과 졸업
·허수아비그림전, 바위그림전, 우리꽃그림전,
까치집그림전, Grass2012전,
풀빛세상전 등 개인전
·남부현대 미술제, 당진-광양 현대작가 교류전,
안산국제아트페어, 서울아트페어
외 다수 출품
·한국미술협회·학동인회 회원
[편집자주]
기획취재 <그 작가의 작업실>은 작가의 작업실을 둘러봄으로써 지역 작가를 소개하고, 그들의 작품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당진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해 그들만의 공간에서 어떤 작품이 만들어지는지를 담아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지면을 통해 독자와 작가의 소통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