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는 여름옷을 입기에는 썰렁하고, 긴 옷을 입기에는 거추장스러운 초가을이다. 짧은 가을은 아쉬움도 많은 법, 추석의 분주함을 앞에 두고 있는 주부들의 마음은 계절의 변화도 온전히 느낄 수 없는 고단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이뤄야 하는 주부들은 하루의 일과가 전쟁터나 다름없다.

이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중년의 나이로 접어들 때 과연 나에게 남겨진, 나를 위한 그 무엇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무작정 준비도 없이 중년을 맞이한 내 또래의 여성들, 나를 찾고자 봉사도 하고 여가생활도 하고, 교육도 받지만, 뭔가 허전함은 채워지지 않는다.

우리단체에서는 여성발전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정치는 여성의 참여가 가장 미흡하고 관심도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교육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반응 역시 썰렁하다. 지자체는 풀뿌리민주주의로 여성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한다. 생활정치에 적합한 여성의 참여가 필요하지만 정작 여성들은 정치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많고, 어렵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보편적이다.

여성의 정치참여는 일부 남성들의 성차별적인 생각으로 자기주장이 강한, 소위 ‘나대는 여성들’이 정치판이나 기웃거리는 행위 정도로 보는 편견을 갖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번 교육을 준비하면서도 고민이 많았다. 지역에서 시민단체, 여성단체 등 활동을 하고 있는 대상으로, 여성들에게 꼭 필요한 지방자치에 대한 기본지식, 정치참여, 실질적인 성 평등의 실현, 왜 정치참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 등을 중심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주위에서 늘 격려해주고 참여해 주는 지인들의 지지로, 부족하지만 지속적으로 정치 참여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느낀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나를 고민하게 만들어준 책은 일본 자원봉사활동가 다나카유의 <자원봉사도 고민이 필요해>라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빠지기 쉬한 함정과 모순을 되돌아보게 됐고, 자원봉사가 난무하는 현실에서 제대로 된 고민이 필요함을 근본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사회참여와 정치참여도 교육과 고민이 필요하다. 정치인에 대한 불신으로 부정적인 시각이 많지만 보다 비판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민주주의가 지역을 변화시킨다. 따라서 우리사회는 생활정치에 필요한 여성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과제를 갖고 있다.

이미 당진지역에서도 변화는 시작됐다. 지방자치 20년 동안 여성 정치인은 비례대표 뿐이었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지역구로 출마해 남성들과 동등하게 지역구를 통한 여성정치인이 선출돼 능력을 발휘하면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여성 비례대표들도 기존의 온순하고 내조형의 정치인보다는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지역 여성들로부터 많은 지지와 격려를 받고 있다.

그동안 당진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각계에서 여성의 참여비율도 높아지고, 주민참여예산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인재를 필요로 하는데, 문제는 여성들이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러한 준비는 여성들의 몫이고 스스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준비된 여성인재를 만들고자 시에서도 많은 투자와 교육을 지원하고 있고, 여성단체, 시민단체에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회성이나 이벤트성이 아닌 지속적인 교육과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과 지원이 절실하다. 지역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 것은 사람으로, 인재양성과 여성의 정치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