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잠자리에서 힘겹게 일어나는 막내아들 녀석이 웬일인지 이른 아침부터 부산스레 움직인다. 오늘부터 나흘간 출퇴근하는 예비군 훈련이 있다고 한다. 작년에는 3일 동안을 자고 온다더니 이번에는 무슨 일인지 나흘을 왔다 갔다 할까? 아들 둘을 군에 보냈지만 여자인 나로서 이해하기 쉽지만은 않다. 특히 막내는 애국심에 불타, 군에 가서 뒤쳐지면 안 된다면서 그 힘들다던 다이어트까지 성공하고 최전방 강원도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예비군이라니. 세월이 무색하게 느껴졌다.

오후, 따갑던 햇볕이 노을로 바뀔 무렵 오토바이 소리가 마당을 가른다. 땀에, 흙먼지에 범벅된 아들 녀석이 하루 훈련을 마치고 왔다. 주섬주섬 군복과 군화를 정리하고 있기에 오늘 어땠냐고 물어보니, 옛 생각도 나고 재밌는데 몸이 예전 같지 않다며 군복만 입으면 녹초가 된다고 농담을 던진다. 그리고 이어서 하는 얘기가 시급 1000원씩 주더란다. 무슨 얘기인가 물어봤더니 나름 열심히 훈련에 임해서 조기퇴소를 하긴 했으나 하루 지급 비용을 훈련시간에 나눠보면 딱 시급 1000원이라는 것이다. 그마저도 점심 식사를 안 하면 식사비를 되돌려줘서, 점심 식사를 안 하고 돈을 더 챙겨 가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하루 6000원에서 많게는 점심을 굶어서 1만2000원이라니……. TV에서 열정페이다, 뭐다하더니 요즘 예비군에게는 애국페이라는 얘기까지 있단다.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하루 기름값은 벌었다며 웃으며 쉬고 있는 막내아들을 보고 있자니, 국방의 의무라 당연시 하고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처우개선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 애국페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 언론과 SNS에서 우리나라와 타국의 예비군 행태를 비교분석하며 질타하는 글과 보도가 쏟아졌었다. 이스라엘의 경우 여자들도 군복무가 의무이고, 예비군 하루 수당으로는 우리나라 돈으로 약 1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을 지급한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주방위군이라 하여 예비군 체계가 상당히 잘 갖춰져 있다고 한다. 물론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모병제이긴 하지만 2010년 기준 국방 예산의 약 10퍼센트를 예비군에게 투자한다고 하니 우리나라와 견줄래야 견줄 수 없을 것이다. 이와 달리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내 전투기 사업에 제대로 된 보고가 이뤄지지 않아 크나큰 손실이 따를 거란 보도가 나돌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각종 방산 비리보도는 잊을 만하면 수면 위로 대두되곤 한다. 1963년 7월 27일 이래 우리가 누렸던 값비싼 평화가 결국 이런 안일하고 부실한 결과로 드러나는 건 아닐지 모르겠다. 지뢰도발로 인한 전쟁 위기 속에서 SNS에, 불러만 주면 싸우러나가겠다며 의지를 불태운 청년들의 결연한 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걔 중엔 허세다, 관심 받고 싶은 이들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이들도 있었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닐 것이다. 분명 숭고한 애국의 정신으로 나라를 위해 싸울 이들도 있을 것이다.

나라가 아무리 평안한들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기가 온다는 말이 있다. 국가가 먼저 지금 시대 청년들을 위해 진정 소신 있는 태도를 취해야 국민들도 믿고 몸소 움직일 것이다. 우리네 아들들이 진짜 위기 상황에서도 나라를 져버리지 않고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꿋꿋한 의지를 발휘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