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천농협 이길조 조합장에게 수년 동안 무상으로 쌀을 내준 이아무개 면천 미곡종합처리장(RPC) 점장이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기소유예는 '혐의없음 처분'과는 달리 혐의가 인정되나 여타 사정으로 당분간 기소를 미루는 처분이다. 이와 관련 이 조합장은 매년 구정과 추석 명절 때마다 10kg짜리 쌀을 최소 수십 포대에서 100여 포대씩 이 RPC 점장으로부터 받아 수십 명의 조합원에게 돌린 혐의(농업협동조합법 위반 및 횡령)로 기소됐다. 24일 오후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서 열린 3차 공판(현사 2단독, 판사 장재익)에는 이 점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RPC 점장은 "지난 2007년 구정 당시 이 조합장이 홍보용 쌀이 필요하다며 요구해 이 조합장의 자택 창고로 최소 수십 포대에서 100포대(10kg짜리)를 실어다 줬다"며 "이후 지난해 추석 때까지 매년 설과 추석 때마다 비슷한 양을 갖다 줬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 집계에서 누락시키는 방식으로 돈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조합장에게 이사회 승인없이 무상으로 쌀 무더기 제공 그의 말대로라면 그동안 이 조합장에게 미곡종합처리장의 쌀을 주고받지 않은 돈은 수천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점장은 또 "지난 1월 긴급 이사회 자리에서 해명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에게는 '70포대씩 네 차례 쌀을 줬지만 쌀값을 받았다'고 거짓으로 답변했다"고 밝혔다. 면천농협 조 아무개 전 이사는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조합장이 이 점장으로부터 받은 쌀을 측근 조합원에게만 전달했다"며 선거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면천농협의 두 명의 감사는 "RPC 쌀을 무상으로 가져가 일부 조합원들에게 돌린 것은 맞지만 쌀 판매와 홍보를 위해 직무상 행위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들은 검찰에도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처벌불원서란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행정서류다. 이들은 처벌을 원치 않는 이유로 "면천농협 발전을 위해 한 일이고 그동안 무상으로 가져간 쌀값 3200여만 원을 갚도록 했다"고 밝혔다. "쌀 돌린 때는 출마 안 하기로 한 때" vs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이 조합장의 변호인도 조합원들에게 돌린 쌀이 홍보를 위한 직무 행위라고 변론했다. 또 "이 조합장이 쌀을 돌린 때는 조합장 출마(3.11 동시조합장선거)를 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힌 때여서 선거운동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진지역을 대상으로 발행되는 주간 <당진시대>는 지난해 9월 초 조합장 선거 출마 예상 후보를 다루면서 이 조합장이 "'앞으로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출마 의사를) 확실히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인터뷰대로라면 쌀을 돌린 지난 추석 이전에 이미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에 따라 향후 이 조합장이 일부 조합원에게 쌀을 돌린 일이 직무 행위인지와 쌀을 돌린 시점에 조합장 출마를 계획하고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4차 공판은 내달 15일 오후 2시 열린다. 이날 공판에는 이 조합장으로부터 쌀을 받은 조합원들과 쌀을 돌린 농협 직원 등 16명이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다.
충남지역언론연합 심규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