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로 및 북당진 변환소 건설과 관련해 한국전력이 당진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당진시 송전선로 범시민대책위원회(위원장 김종식, 이하 대책위)는 지난 8일 논평을 발표하고 한전을 강력 규탄했다.
대책위는 “북당진 변환소 건축허가 반려는 시민들의 생존권 때문”이라며 “당진시가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책위는 논평을 통해 “최근 일부 언론사에서 경기도 평택 고덕산업단지의 삼성 반도체 공장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북당진 변환소 건설에 대해 당진시가 ‘몽니’를 부리고 있다고 보도했다”며 “해당 언론사들은 당진시가 북당진 변환소 건축허가를 왜 거부했는지 자치단체의 정확한 입장을 제대로 싣지 않은 채 핵심적 내용을 모두 생략하고 일부 지엽적 문제를 침소봉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당진 변환소 건축허가 반려의 이유에 대해 평택당진항 해상 매립지를 평택시로 편입시킨 것에 대한 당진시와 경기도 평택시 사이의 ‘땅 싸움’으로 폄훼했다”고 비난했다.
“명백한 비수도권 차별”
북당진 변환소는 교류전류를 직류로 바꿔 평택의 고덕산업단지에 송전하기 위한 시설로 문제의 핵심은 이 시설이 설치될 경우 당진화력에 이르는 33.2km의 구간에 80여 개의 345kV 송전철탑이 건설된다는 데 있다.
반면 북당진 변환소에서 평택 고덕산업단지까지 34.2km의 구간에는 초고압직류송전방식(HVDC)으로 송전하며 전면 지중화로 시공할 예정이다. 북당진 변환소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설치되는 송전선로 중 충남 당진 구간 33.2km에는 철탑으로 건설하고 경기도 평택 구간 34.2km에는 전면 지중화로 건설하려는 상황에 대해 대책위는 “누가 보더라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명백한 지역차별 정책”이라며 “지역주민들의 피해보다는 대기업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재벌공화국의 민낯”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들은 “전원개발촉진법이라는 유신시대에 만들어진 무소불위의 법률로 인해 다른 법률과의 관계에 저촉되는 40여 개가 넘는 법을 산업통상부 장관이 일괄 의제처리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사단이 벌어졌다”면서 “해당 법률의 제6조의 2항에 의하면 필요한 토지 등을 수용할 수 있고 제5조의 2항에서는 주민의 의견을 청취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사실상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아 당진지역에 각종 발전소와 송변전시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발전소·송전선로 고통은 외면하나”
당진에는 이미 8개의 석탄화력발전설비가 가동되고 있고 2개의 초대형 석탄화력발전기가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15개 송전선로 노선에 526개, 189km의 철탑이 들어서 있다. 정부와 한전의 계획대로라면 이 숫자는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당진시는 한전의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 신청에 대해 지난 2014년 12월 세 가지의 이유를 들어 반려했다. 대책위는 △변환소는 변전소가 아니라는 주장을 철회할 것 △산업통상자원부에 전기사업용 전기설비 공사계획 인가를 득할 것 △건축허가 전 주민과 협의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책위에 따르면 한전이 변환소를 변전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송·변전설비 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송주법)’에서 345kV 변전소의 경우 600m 이내의 주민에게 보상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이를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하며 북당진 변환소가 건설될 경우 당진화력에서 생산한 전기를 송전하기 위한 345kV 송전철탑 80여 개가 들어설 것이 뻔한 상황에서 무조건 건축허가를 내주라는 것은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자치단체가 자신의 정체성을 포기하라는 주장이나 다름 아니라고 말했다.
“정당한 행정행위에 피해액 운운”
한전은 건축허가 불허로 인한 피해로 발전제약 비용 300억 원을 비롯해 △착공 지연에 따른 건설사 손해액 연 124억 원 △사업지연에 따른 선(先) 투자비용 연 157억 원 △감가상각 손실비용 629억 원 등 총 1210억 원을 제시했다.
대책위는 “한전의 뻥튀기 식 피해액 부풀리기도 기가 막히지만 정당한 행정행위에 대해 피해액 운운하는 것도 혹세무민과 다름없다”면서 “그동안 한전이 전원개발촉진법 등의 악법에 의해 온갖 특혜를 받으며 사실상의 부당이익을 챙겨온 것은 생각하지 않고 지금까지의 관행을 마치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며 또 한 번의 특혜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당진지역 곳곳에 송전탑을 마구잡이로 건설하면서 발생한 막대한 주민피해에 대해서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송주법에서도 기존 선로에 대한 보상을 제외하고 있는 한전이 피해액을 들먹이다니 참으로 염치 없다”고 주장했다.
“개인에 손배 청구…협박하나”
한전은 북당진 변환소 및 송전선로 건설을 추진하지 못하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당진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별개로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김홍장 시장과 정병희 부시장 등 공무원 5명을 특정해 제소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김 시장을 비롯한 5명의 공무원들은 자택으로 배달된 손해배상 청구 소송장으로 인해 가족들이 불안에 시달리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개인을 압박할 목적으로 막대한 금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은 일종의 협박으로 치졸하기 짝이 없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당진시의 북당진 변환소 건축허가 반려에 대해 ‘몽니’라고 비난한 일부 언론들에 대해 앞으로 사실관계를 분명히 확인한 후 보도할 것을 요구하며 “삼성과 한전으로부터 막대한 광고비를 받는 이들 언론이 지역주민의 이익을 외면한 채 광고주의 이익에 급급해 편향된 보도를 한다고 주장하면 억울하듯, 당진시도 평택과의 ‘땅 싸움’ 때문에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비난을 들으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