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예산결산위원회 심사 및 의결이 있던 지난 18일 오전 11시 당진시의회 본회의장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김정환 황해경제자유구역 송악지구 주민피해대책위원장은 “왜 (본회의장에) 못 들어가게 하느냐”며 그를 말리는 공직자들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내 회의가 시작됐지만 당진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 박장화 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의원들은 잠시 대회의실에서 비공개 대화를 나눈 뒤, 송악읍 주민들을 회의장으로 불렀다. 김홍장 당진시장을 비롯해 정병희 부시장, 실국장, 과장들도 참석했다. 주민 10여 명은 이번 황해경제자유구역 해제 지역에 대한 주민지원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할 예정인 소식을 듣고 의회를 방문했다.
김정환 주민대책위원장은 “당진시의회가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분노했고, “황해경제자유구역으로 묶여 10년 가까이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한 주민들을 두 번, 세 번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예산을 살리기 전엔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오후 3시, 정회했던 회의가 다시 열렸다. 이재광 의장과 인효식·양창모 의원 등 세 명이 자리에 없었다. 회의 직전 이재광 의장의 얼굴이 보였다. 박장화 예결위원장은 “2016년 세입·세출 예산안 의결 결과 일반회계 136억4560만 원, 특별회계 16억2495만 원을 삭감하는 것에 대해 이의가 없냐”고 물었다. 자리에 있던 의원들은 “예,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박 예결위원장은 의사봉을 세 번 내리쳤다. 그렇게 회의 시작 3분여 만에 끝이 났다.
송악읍 주민들은 회의가 끝난 뒤 뒤늦게 나타나 소리를 질렀다. 자리에 있던 구자애 송악읍 이장단협의회장은 어이가 없는 듯 시끄러운 회의장에 등을 돌리고 섰다. 그리고 이내 충격을 받은 듯 고개를 숙였다. 김정환 주민대책위원장은 이게 무슨 일이냐며 박장화 예결위원장을 둘러싸고 불만을 표출했다.
박 예결위원장은 “여러분도 보시지 않으셨습니까?”라며 인상을 찡그린 채 현장을 빠져나갔다. 주민들은 의장실로 들어가 이재광 의장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다 다시 박장화 예결위원장실로 향했으나 사무실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다시 의장실로 돌아온 주민들은 “우리보고 차 마시자며 의장실에 붙잡아 두고, 그 새 방망이(의사봉)를 두들겼다”며 “의원들이 다 짠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난처한 듯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이재광 의장은 “나도 속상하다.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냐”며 “고향에서 오신 분들께 차 한 잔 대접하려고 했던 것뿐이지 회의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잡아 놓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분에 못 이겨 어찌할 바를 모르고 의자까지 손으로 내리치며 분노를 표출하던 김정환 대책위원장은 “(제3차 본회의가 열리는) 21일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송악주민들을 의회에 다 데려오겠다. 두고 보자”고 말한 뒤 주민들과 자리를 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