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을 흔히 한다. 또한 문화적 동물이라는 말도 한다. 이 말은 인간은 사회를 구성하고 산다는 것과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말에는 위와 같은 일반적인 의미 외에 인간 삶의 구조를 뜻하는 의미가 숨어있다.
인간은 사회에 둘러싸여 있어 사회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또한 인간은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문화를 학습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행위는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이 있는데, 본능적인 행위 외에는 대개 후천적인 것으로, 그 사회의 영향과 문화를 학습함으로써 이루어진다는 의미다.
우리가 생각하는 어떤 사고이든 그것은 그 사회를 움직이는 정신적 사고체계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며, 어떠한 문화적 행위도 이미 이루어져 있는 그 문화권의 문화를 학습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한편 그 사회의 영향의 결과는 사회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며, 문화 역시 문화권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사회의 성격과 문화권의 성격에 따라 그 구성원들의 사고구조와 문화적 행위는 달라진다.
예컨데 서양문화가 수용된 개화기라 불리는 근대 대한제국 이후 서양문물은 과학적ㆍ진보적이라는 사고가 예술까지 영향을 미쳐 서양음악을 숭배하고 우리의 전통음악을 하찮게 보는 사회적 시각이 형성됐다.
뿐만 아니라 순수예술은 고귀하고 대중예술은 저속한 것, 예술은 사회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순수한 것, 예술지상주의 등 당시 한국사회의 성격이 문화예술의 인식구조를 이미 규정하고 있었다. 이러한 문화적 사고와 인식은 적어도 1980년대까지 한국사회에 진리인 양 믿음으로 자리잡았고, 90년대 이후 해체되기 시작했다.
필자가 이러한 이야기를 꺼낸 것은 우리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의 사고와 인식은 자신의 것이 아닌 이 사회에 의해 규정된 것으로, 학습된 생각을 영원불변의 진리인양 믿는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즉, 일반적으로 우리의 문화적 사고와 인식구조는 ‘닫혀 있다’는 말이다. 닫혀 있다는 말은 자신의 사회적 구조현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의 사고와 인식은 달라질 수 있다. 곧 문화예술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에 의해서 말이다. 문화예술을 진정으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문화예술의 사회성을 인식해, 자신의 문화적 사고와 인식을 스스로 살펴 볼 수 있는 ‘열린 시각’를 가져야 한다. 열린 시각이 있을 때 그 사회의 구조파악이 가능하고 바람직한 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 문화적 열린 시각, 그것은 현재의 사회적 구조와 상황을 인식하고 그 사회의 문화가 보다 지향해야할 좌표를 올바르게 설정할 수 있는 밑거름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