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의회가 ‘당진시 주민자치협의회 설치·운영 조례’가 제정된 지 1년 만에 전부개정한 것을 두고 주민자치위원장 및 위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6일 당진시의회에서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근옥 신평면주민자치위원장은 “의회와 행정 간 고래 싸움에 주민자치가 새우등 터진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진행 주최를 두고 언쟁이 벌어지면서 긴장이 흘렀다. 이후 주민자치협의회 설치·운영 조례를 두고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주민자치위원회 측에서는 이번 개정조례안을 두고 “주민자치의 뜻을 무색하게 하는 것”으로, “프로그램 위주의 주민자치는 필요없다”며 비판했다. 김봉균 송산면주민자치위원장은 “지금의 주민자치는 이전과 같은 센터 및 프로그램 운영만 하는 것으로 전락했다”고 말했으며 박태호 합덕읍주민자치위원장은 “한 마디의 협의도 없이 주민자치를 해체 수준으로 만들었다”면서 의회의 권력 남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연규 면천면주민자치위원장은 의원 측에게 주민자치에 대한 견해를 물었으며 임관택 석문면주민자치위원장은 당진시 주민자치협의회 설치·운영 조례의 발의 주체와 문제가 되는 사항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편명희 의원은 “31개 시·군에서 주민자치를 시행한 뒤 갈등 요인을 찾아 보완한 뒤 국회를 통과해야 주민자치제가 전국에서 이뤄질 수 있다”며 “이 상황에서 주민자치협의회는 심의·의결 기능이 없기에 기존에 있었던 주민자치위원회 조례로 개정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례 개정을 두고 의회가 권위적이고 기득권을 행사한다고 하는데 의회에서는 법을 개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한편 안효권 의원은 “조례를 개정해도 문제가 없다”며 “일부지역에서 주민자치를 두고 권력을 남용했으며, 이장단과 개발위원회에서 주민자치 폐지를 요구해 왔을 정도”라고 말했다.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이번 간담회에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끝났으며 이재광 의장은 “앞으로도 대화의 시간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발언

김봉균 송산주민자치위원장 : 2년 새 위원장에서 협의회장으로, 또 위원장으로 바뀌었다. 또 그 사이 조례는 두 번이나 개정됐다. 그동안 우리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제정, 개정해 놓았다. 주민자치를 주민이 하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박태호 합덕주민자치위원장 : ‘협의회’는 위탁관리를 할 수 있는 기관으로 의회에서 합법화 했다. 하지만 다시 봉사단체에 지나치지 않는 위원회로 바꿔 놓았다. 이는 주민자치의 뜻을 무색하게 하는 것이다. 이건 불법이다. 법원에 제소할 문제다. 주민 스스로가 만든 단체에 권력을 남용했다.

박연규 면천주민자치위원장 : 풀뿌리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주민자치제도가 시행됐다. 의원들의 주민자치 견해가 궁금하다.

최성태 정미주민자치위원장 : 지난해는 주민자치제도가 과도기였다. 당진시민을 보고 주민자치의 발전 방향을 논의했어야 했다. 관치인지 자치인지 모를 정도로 주민자치가 복잡하다.

최경용 당진1동주민자치위원장 : 주민자치제도가 협의를 통해 정착해야 하는데 지금 1년이 채 안된 상황에서 너무 성급한 결정이었다.

현장 이모저모

시작에 앞서 최성태 위원장이 “의회 측에서 동의해 준다면 이번 간담회는 주민자치위원회 측에서 진행하겠다”고 말하자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이에 박연규 위원장이 마이크를 잡고 진행하려는 순간 인효식 의원이 “의회에서 사회를 봐야 하는 것”이라며 “경우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김봉균 위원장은 “기선제압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 이의가 없어 진행한 것”이라며 “분위기 썰렁하게 만드는 행위”라고 말했다.

“집행부에게 들어라”

이종윤 의원이 “9개월간 주민자치협의회를 운영하며 문제점이 도출됐다”고 말하자 정근옥 위원장이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에 문제가 있었는지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의원은 “집행부에게 들어라”고 말했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주민자치”

인효식 의원은 “주민자치협의회 조례는 법적인 근거가 없다”며 “하지만 김 시장의 공약 중 하나로 몇 개월 간 실랑이를 벌이다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자치협의회 조례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며 “이 자리에 황명동 자치행정국장이 참석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 의원은 “이번에 그 양반 진급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