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골목은 바빴다. 해 질 무렵 엄마의 밥 먹으라는 소리만 아니었으면 한 시도 쉴 틈이 없었던 골목이다. 번듯한 장난감이 없어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땅 바닥에 삐뚤빼뚤 선 그어 놓고 비석을 치기도 하고 돌 던져가며 땅을 빼앗기도 했다. 또 한 쪽 발에 고무줄 걸어 놓고 노래 부르고 놀기에도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지금의 골목에는 그 당시 모습을 찾기 힘들다. 아이들은 사라졌고 빼곡히 들어선 건물로 놀 수 있는 공간도 없다. 놀이터에는 미끄럼틀과 그네 등 좋은 놀이 기구들이 있지만 정작 아이들은 없다. 다들 학교가 끝나면 학원으로 향하거나 시간이 주어져도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게임하기 바쁜 것이 요즘 놀이 문화다.

이 가운데 놀이가 중요하다며, 아이들에게 노는 법을 알려주는 어른들이 있다. 바로 놀이하는 사람들 충남지부 당진지회(이하 놀사 당진지회, 지회장 손은영)이다.

놀사 당진지회는 당진시 평생교육새마을과와 한서대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한 전래놀이지도자 양성교육을 수강한 수강생 일부가 뜻을 모아 만든 단체다. 지난 2013년 당진시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총 48시간의 강의를 수강한 이들은 전래놀이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한 뒤 재능기부 등을 통해 전래놀이를 지역에 알리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놀이하는 당진지회로 옆 동네 서산과 함께 운영돼 왔던 반면, 올해 보다 많은 활동 사업을 추진하고자 당진지회가 따로 만들어졌다. 현재 13명의 회원들이 돌봄교사 등 지역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전래놀이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처음엔 논다는 것에 부정적인 인식들도 있었다. 혹여 아이가 다칠까봐 걱정하는 부모들도 있었고 돈을 주고 노느냐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전래놀이의 효과는 아이들에게서 볼 수 있었다.

손은영 회장이 운영위원장으로 있던 전대초에서 점심시간을 활용해 아이들과 전래놀이를 시작했다. 간단한 고무놀이 방법을 알려주자, 하라고 하지 않아도 아이들 스스로 짝을 지어 놀았다. 때로는 교장선생님과 실력을 겨루기도 한다고.

또 고무줄 놀이를 6학년에게 알려주고 난 뒤 며칠이 지나자 유치원 아이들이 “언니들이 알려줬다”며 놀이를 스스로 배워가며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안에서 아이들 스스로 규칙을 찾았고 때로는 넘어지고 싸우는 일이 있어도 함께 문제를 해결해 갔다. 손은영 지회장은

“놀이가 단순히 노는 것만이 아닌 그 안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자라고 배우는 것이 많다”며 “요즘엔 놀이 문화가 사라지고 학습 위주로 아이들이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놀사 당진지회는 매월둘 째 주 토요일 1시에서 3시까지 남산공원에서 두근두근 놀이마당을 개최하고 있다. 시민 누구라면 무료로 참여 가능하다.

<회원 명단>

■회장 : 손은영 ■지부총무 : 김혜선 ■총무 : 김수정 ■회원 : 김경순, 박영숙, 손동순, 이정순, 윤미정, 이은숙, 장미연, 서영자, 이지연, 구경숙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미니인터뷰 손은영 지회장

“놀이 할 수 있는 공간 부족해”

“나뭇가지, 손뜨개, 딱지 등 놀이는 수 만 가지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놀이를 알고 재미있게 즐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당진에는 놀이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합니다. 아이들이 진심으로 신나게 놀 수 있도록 어른들이 전래놀이에 많은 관심 가져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