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고의 세월은 가고 이제 남은 것은 편안히 가시는 길.
어느 날 건너야 할 파도 없는 강 언저리에서 조용한 햇빛을 온 몸에 받아들이고 계십니다.
가난에 영양 없어 젖 줄기 마르고 5형제 서로 다투며 이 젖 물고 컸습니다.
새벽 닭 울음 전 아침 밥 지으시고 설익은 잠깨워 학교 보내셨던 어머니, 백수(白壽)에 가까운 세월 풍파 속에서도 오늘에 모습을 간직하고 이 세상을 지키고 계십니다. 이젠 피부 속 힘 줄이 보이고 정신 기력이 없어 자식 얼굴 분별없는 날, 나는 웁니다. 신체 모습 닮아 분신으로 남아 살아가는 모든 종류는 다 이러할 것입니다.
대이어 수천 년 지구상 모든 생명체는 죽음 앞에서 바람에 이는 겨와 같으니 천상 먼 길 가야만 하는 만고불변의 이치인데, 인간의 힘으로 그 길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요.
부정모혈로 태어나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쳐, 윤회의 법칙에 따라 소멸되고 또 새로운 생명체가 이어지는 과정이 연속을 우리는 두려워 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먼 날 조상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그리워하며 지극한 정성으로 제사 일을 잊지 말며 부모를 드높이는 것보다 더 큰 효자가 없다 하였으니, 정심으로 수신하고 살아갈 것입니다.
살아생전 부양 잘 해드리고 장사 예의 절차와 제사지례로 상향하니 효자의 근본이라 하여 덕행을 중시하였던 조상님의 얼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노약으로 보살핌에 멀리 떨어져 놀지 말 것이고, 있는 곳은 반드시 알려야 함은 자손의 기본 도리라 생각됩니다.
이젠 조용히 마음 내려 놓으시고 가시는 길 되돌아보지 마시고 자손들 뒤에서 근엄한 자세로 지켜보고 계십니다.
살아오심이 정갈하셔서 인간사 업보는 없으신 줄 아옵니다. 귀신들 투쟁하지 않는 조용한 무릉도원으로 가셔서 염원 불멸 하옵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