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경칩 왔다 가고

갔다가 다시 오고

대동강은 옛일처럼

얼고 얼고 또 풀려도

까마득 허리 잘린 땅에

한숨은 깊디깊다.

속이 빈 목소리는

하늘 높이 떠돌고

멍이 든 가슴들의

눈물 닳는 맞 기슭에

피붙이

애끓는 정이

갈기갈기 찢긴다.

녹슬은 철조망이

한낱 무엇이길래

생떼 같은 땅덩이에

어거지로 금을 긋고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가슴들을 얼리는가.

봄 같잖은 우수 경칩

몇 몇 번을 더 여의면

오뉴월 땡볕에도

녹지 않을

언 가슴을

한줄기

더운 핏줄로

한을 푸는 봄이 올까.

>> 윤성의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문인기념공원 설립위원

·한국문인협회 당진지부 고문

·한국시조시인협회, 향토사연구전국협의회 회원

“겨울이면 꽁꽁 얼었던 대동강 얼음도 우수경칩이 지나면 풀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민족의 언 가슴은 언제쯤 풀릴까요. 따뜻한 봄볕이 내리면 문득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 정회를 형상화해본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