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플라이애쉬(석탄회)를 활용해 시멘트 등을 생산하는 고려에프에이(주)가 업체선정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사업자 선정권을 가진 석문면개발위원회(위원장 조규성)가 깊이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당진화력은 1호기부터 10호기까지 운영하면서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플라이애쉬를 가공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1호기에서 5호기에서 발생하는 플라이애쉬는 삼표기초소재가, 6호기는 고려에프에이가, 7호기부터 10호기까지는 연경기초소재와 삼표기초소재가 각각 정해진 비중에 따라 담당하고 있다.
국민권익위 제소 및 집회
고려 측은 지난 2015년 당진화력 9·10호기 플라이애쉬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배제된 것에 이어 올해 7·8호기 플라이애쉬 사업자 선정에서도 고려가 배제됐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소하고, 지난 16일 당진화력발전소 정문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당진화력발전소와 당진시가 체결한 환경협정에 따라 폐기물처리 등 발전소 운영 중 필요한 사안에 대해 지역업체를 우선적으로 활용해야 하지만, 당진에 본사를 둔 고려는 배제되고, 서울에 본사를 둔 연경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환경협정에 따라 지역업체인 고려가 사업자 선정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안을 내렸으나, 당진화력에서는 사업자 선정권을 가진 석문개발위의 결정에 따라 업체를 선정했다.
사업선정 배제 ‘괘씸죄’ 때문?
고려 측은 석문개발위가 업체 선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발전기금 문제를 두고 지난 2012년 석문개발위가 고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고려 측이 승소했던 사안이 업체 선정에서 배제되는 이유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른바 ‘괘씸죄’ 때문이라는 것이다.
당진화력에서 업체에 공급하는 플라이애쉬 양에 따라 플라이애쉬 사업자는 t당 1000원 안팎의 지역사회발전기금을 석문개발위에 주고 있다. 당진화력은 KS규격에 맞춘 플라이애쉬를 업체에 공급하는데, 미연탄소분이 6% 이상일 경우 폐기해야 한다.
그러나 고려에 따르면 당시 당진화력은 KS규격을 넘어서 폐기해야 하는 플라이애쉬를 고려에 무상으로 공급키로 했다. 고려에서는 이를 정제하는 시설을 추가로 설치해 규격 미달의 플라이애쉬를 처리해 왔다. 고려에서는 이렇게 무상으로 공급받은 플라이애쉬에 대해서는 석문개발위에 기금을 주지 않았고,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석문개발위가 고려에 기금 4억6000여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무상으로 공급받은 플라이애쉬를 포함하지 않은 매입대상 반출량을 기준으로 석문개발위에 기금을 주는 것이 맞다며 석문개발위가 제기한 소를 기각했다. 고려 측은 이 소송을 기점으로 플라이애쉬 사업자 선정 및 재계약에서 고려가 계속해서 배제돼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려 측은 “업체선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하지만 석문개발위가 업체선정에 깊숙이 연루돼 있어 회사가 존폐의 위기에 놓일 만큼 상당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 당진화력은 해결의지 없이 방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석문개발위 측은 “지난 2006년부터 고려는 10년 동안 7·8호기 플라이애쉬 사업권을 가졌지만, 당시 경쟁업체에서는 전혀 이의제기가 없이 석문개발위의 의견을 존중했다”며 “고려는 9·10호기 사업지정권을 부여받으면서 지역발전기금을 임의대로 처리, 5억 원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려가 제기한 9·10호기 계약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고려가 패소했다”면서 “고려는 위법행위가 적발되는 등 불법으로 사업을 하면서 석문개발위와의 약속 또한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석문개발위는 “이것(고려를 사업자 선정에서 배제하는 것)이 석문 민심”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당진화력 측은 “일부 지역신문에서 일방적인 주장만 담고 있다”며 “(입장에 대해) 전화상으로 답할 수는 없고, 어떤 건에 대해서 어떻게 취재할 것인지 공식적으로 요청하면 내부적으로 검토한 뒤 답변을 주겠다”면서 즉각적인 답변을 보류했다.
공정·투명 관리 위해 협의체 필요
한편 당진화력과 같이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가 위치한 인근 태안지역의 경우 업체선정 및 기금 운영 및 관리에 대해 태안군청 관계 공무원, 군의원, 발전소 관계자,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태안신문 김동이 취재부장는 “업체선정권이 특정 단체에 있을 경우 업체선정 및 발전기금 운영 등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이러한 문제를 보완할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