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허가 받았으나 전용부담금 못내 이달초 취소
만일 그때 묵인했더라면...
한보철강(주)이 근로자 숙소용 건축물을 짓기 위해 지난해 12월 군에 농지전용허가신청을 내 허가를 받았다가 부도로 농지조성비 및 농지전용부담금 4천8백만원을 내지 못해 취소당했다. 당진군은 1차 납기인 1월말까지 한보가 부담금을 납부하지 못하자 3월말 이에 대한 청문을 거쳐 지난 4월 2일 최종적으로 이를 취소했다.
그런데 한보철강이 농지전용허가신청을 낸 송악면 고대리 166-1번지외 28필지는 지난해 7~8월 한보가 이미 사전전용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바로 그 장소.
한보는 당시 제2공장 신축을 위한 외국인근로자 등의 숙소로 쓰기위해 96년 8월부터 99년 7월까지 3년한도로 이 농지에 대해 타용도일시 전용허가를 군에 신청했다.
그런데 농지를 임시건축물을 위해 일시전용할 수 없도록 한 농림부 지침에 따라 군이 농림부와 협의를 거치고있는 동안 한보는 허가도 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건물일부를 짓고 있었던 것이다.
농지를 사전전용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군청 산업과는 그날 즉각 이에 대한 철거명령을 내렸고 당시 이용남 사장등이 직접 군을 찾아와 ‘일시전용허가 대신 영구건물로 허가신청을 다시 할테니 철거명령을 취하해달라’는 내용의 로비를 했으나 끝내 이를 철회하지 않았다.
결국 한보는 지었던 건물을 때려부순 후 허가조건에 합당한 부착건축물로 농지전용 허가신청을 다시 냈던 것인데 부도가 나는 바람에 또다시 취소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없던 일로 되어버린’ 이 숙소사건은 그간의 우여곡절 때문에 재미있는 얘깃거리가 될지도 모르지만 당시 치외법권적인 무소불위를 행사했던 한보와 한보의 로비 앞에 원칙을 지켰던 공직자들도 있었음을 증명해준다.
생각해보자. 만일 그때 군이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는 식으로 불법사전전용을 묵인했다면 요즘과 같은 한보한파 앞에서 지금 당진군은 방송과 신문의 위력을 타고 걷잡을 수 없는 오명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 철렁한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