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육도 ‘긴안목과 목표’가져야
박 상 건 순성면 북창초등학교 교장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많은 학생들과 졸업생들이 스승을 생각하며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고 고마움을 표하는 뜻으로 선생님 가슴에 붉은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아침인 것이다.
카네이션은 원래 어버이날(5월 8일) 부모님 가슴에 달아드리는 꽃이었으나 스승은 옛부터 君師父一體(군사부일체)라는 생각에서 부모와 동일하니 어버이에 대한 예(禮)로 가슴에 이 꽃을 달아드리게 된것이다.
카네이션의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인 것이다. 살아계시는 어버이에게는 붉은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드리고 돌아가신 부모님을 위해서는 자기 가슴에 흰카네이션을 달게 되는 것이다.
하늘과 땅사이에 사람인 내가 이렇게 존재하는 것은 바로 부모님이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 생각하고 바른판단으로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가르쳐주신 분은 바로 스승인 것이다. 육신의 아버지가 부모님이라면 정신의 아버지는 바로 스승인 것이다.
어버이날 이덕삼씨는 가슴에 카네이션을 세송이나 달고 다녔다. 금년에 喜壽(희수, 77세)를 맞는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두분이 논과 밭을 바라보면서 들판에 살고 계신다. 작년까지는 가슴에 꽃한송이도 달아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덕삼 할아버지는 삼형제를 슬하에 두었지만 전부 도회지에 살고 있기 때문에 꽃을 달아 줄 자손이 가까이에 없는 것이었다. 남들이 자식들을 불효자식이라고 욕하는 것 같고 스스로 부끄럽게 생각이 들고 창피스러워 어버날은 출입을 안했었다.
금년에는 자신이 카네이션을 두송이 준비하여 할머니 가슴에 달아주고 한송이는 할아버지가 직접 달았다. 그런데 할머니도 똑같은 생각에서 카네이션 두송이를 준비해둔 참이었다. 그래서 결국 이덕삼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각각 준비한 꽃으로 두송이씩을 달게 되었던 것이다.
한편 이웃집 중학교 일학년인 친구 손녀딸이 예년에는 없던 꽃을 들고 와 “축하드려요”하면서 카네이션을 달아주니 결국 세송이가 가슴에 훈장처럼 줄줄 매달리게 된것이다.
우리들은 어버이날이나 스승의 날을 맞아 부득이한 사정으로 꽃한송이 못보내는 사람들은 편지나 전화를 통해서라도 어른들에게 축하를 전해드리는 것도 정겨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상건 교장!
“때때로 나는 생각한다. 태어나면서 오늘날까지 하늘을 보지 않은 날이라고는 하루도 없건만 진실로 본 일은 일찍이 없었던 것이다”
미국의 시인 휘트먼의 말이다. 기실 우리가 사는 것도 이런식으로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버이나 스승을 머리속에 깊이 묻고 살고 있지만 진실로 마음속으로 생각한 날은 얼마나 되었을까.
박상건 교장은 40여년의 교직생활을 통하여 일관된 교육이념과 철학을 知仁勇(지인용)을 바탕으로 하는 우리전통에서 찾아 가르치고 또 자신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가훈과 교훈도 “지식, 어짐, 용기”이다.
박상건 선생은 “가정교육, 학교교육, 그리고 사회교육이 함께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바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이 되는 것이지 어느 한곳이라도 처지면 파행적인 교육이 되어 불구가 된다”고 강조한다. 즉 가정에서는 충효교육을 철저하게 시키고(충효교육은 수직적인 교육이라고 함) 학교교육은 민주적인 교육으로 수평적인 교육인데 이 두교육을 어떻게 슬기롭게 접목을 시켜가면서 교육을 하느냐에 따라 교육의 목표가 달성된다는 것이다.
또 “사회교육은 소비성 교육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즉 멋있게 쓰는 방법을 터득해야 되는 것을 배워야 한다. 이 세발이 잘 균형을 이루었을 때 사회의 동량으로 인재로 키울 수 있게 된다”고 하면서 덧붙여 “가정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들은 어린이들의 장래에 대해 긴안목을 갖고 어떤 모습의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목표를 세워 그 방향으로 가도록 구체적으로 일관되게 지켜봐 주어야 된다. 대개의 부모들은 막연하게 공부 잘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식으로 어린이들을 대하는 데 이런 애매한 가정교육으로는 장래에 큰 영향을 못미치게 된다. 부모이상의 스승은 없다는 것을 각자 깨닫고 어린이들을 보살펴야 된다”고 역설한다.
서양의 학문과 우리고유의 전통학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서양의 학문은 자연을 지배하고 이용하기위해 자연의 법칙을 알고 객관적 지식의 체계를 추구하는 것이고, 우리전통의 학문은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위하여 배우고 공부하는 것이었다. 즉 인간형성의 교육이 목적이었다.
박상건 교장은 이 두종류의 교육목적을 슬기롭게 함께 할 수 있도록 어린이들을 가르치며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성장하여 사회에 진출하면 꼭 있어야 될 곳에 있는 사람, 자기 몫을 충실하게 완수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의 기초교육을 다져나가는데 주안점을 둔 교육을 실행한다.
모든 부모들과 스승은 진실로 어린이들 가슴 속에 오래오래 그림처럼, 향기처럼 남아줄 부모와 스승의 역할을 다해야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어린이들에게 부모와 스승으로서의 향수와 기억을 가슴에 남겨둘 수 있는 소신과 자신을 가진 부모와 스승이 과연 얼마나 있겠는가. 모두 깊이 생각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돈으로 해결하는 부모, 지식을 주입시키는 선생!
박상건 교장!
스승의 날을 맞이한 박상건씨는 40여년의 교육자 생활에서 깊은 감회와 못다한 아쉬움을 교차시키면서 모든 스승과 학생들에게 “학생들은 배우는데 싫증을 느끼지 말고, 스승은 가르치는데 권태를 느끼지 말아야 된다”라고 논어에 나오는 글을 인용하며 끝을 맺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