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내린 설악 아침

마법에 걸렸다

산벗과 박달령으로 갔다

흔적 없는 숲

허리춤까지 빠져드는 눈을 헤치며

설피밭에 들어서니

쟁기로 석 달 열흘 갈아엎어도

안 될 눈파도가 친다

이 산 중에 누구란 말인가

멧돼지 발자국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파 뒹굴어진 눈 속

푸른 서리 뒤집어쓰고

떨고 있는 도토리

언 땅, 꼬챙이로 뚫어

알몸을 숨겨두고

마을로 내려섰다

어둠은 산속으로 먼저 와

산은 캄캄하다

>> 방순미 시인은

-1962년 대호지면 송전리 출생

-송전초·미호중·호서고 졸업

-한국시인협회, 물소리시낭송회,

당진시인협회, 나루문학회 회원

-2010년 월간 <심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인 등단

-시집 <매화꽃 펴야 오것다>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가슴으로 사는 나무>

-2017년 한올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