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대건신협 내일을 준비하는 소고

내일을 준비하는

소고(小考)

-합덕대건신협

합덕대건신협을 통해서 본

신협운동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신협은 은행이 아니다. 더욱더 돈장사하는 금융업체도 아니다. 너와 내가 함께 잘살기 위한 경제운동이며 더 큰 목적은 복지사회를 건설하는 운동이며, 사회를 밝힐 참교육을 실시하는 운동단체이고, 그럼으로써 더불어 사는 윤리운동을 끊임없이 실행하는 운동단체로 변모 성장되어야 하겠다.

“광에서 인심난다”고 하였다. 60년대 전후한 시기는 오직 살아남기 위해 먹을 양식을 쫓아 모든 가족들이 동쪽으로 서쪽으로 뛰어다녀야 했고 허리띠를 조르고 졸라매도 더이상 버티기가 어려워 정치적 쟁점까지 비화되어 “못살겠다 갈아보자”고 외치면서 사회의 큰 소용돌이로 휘말렸던 때였다. 시장에 버려진 배추우거지를 주워다 연명하는 사람, 쓰레기통에 버려진 생선을 먹고 식중독으로 죽는 사람등 사회문제가 하도 심각할 때인지라 이웃간에 인심이 풍성할 수 없었으며 더욱이나 이웃을 위해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은 아예 생각조차 못했던 시절이었다.

이렇듯 살기가 각박해 있었고 인정이 메마른 때에 한 공동체 안에서나마 정신적으로 이웃과 함께 지내고 물질적으로 서로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자리를 가다듬어주기 위해 신합덕천주교회 안에서 대건신협이 싹을 틔웠다.

초창기 대건신협의 머릿돌이 되었었고 교육을 담당하여 강사로 초빙되었던 한 신부는 회고하기를 “그 당시는 워낙 살기 어려워 호구지책 외에 다른 생각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이웃간에 사랑을 실천해야 할 큰 사명을 가진 교인들도 사랑이란 낱말에 무슨 뜻이 함축되어 있는지 모르고 살고 있는 때인지라 각박하고 메마른 마음에 사랑이란 훈훈한 정서를 심어주기 위한 신협운동의 방향을 잡고 교육을 실시했던 것입니다” 이런 취지를 내면으로 깔고 작은 돈이지만 여러사람이 모으니 큰 돈이 되었다. 이 돈을 어려운 사람에게 도와주어 살길의 터전을 마련하게 할 수 있다는 목적으로 1966년에 36명으로 발기인 총회를 열고 오늘날까지 28년의 긴 세월이 흘렀다.

바다에 떠가는 배는 크면 클수록 마스트가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어 선장이 먼곳도 한눈에 볼 수 있게끔 만들어져 있다. 그것도 부족하여 더 먼곳을, 더 똑똑하게 보려고 쌍안경으로 내다보며 해도(海圖), 나침반, 풍량계, 파도계등 각종 최신장비를 갖추고 항해를 하는 것이다.그뿐 아니라 수십명, 수백명의 선원들은 선장의 마이크 음소리로 명령에 따라 속도, 방향등을 맞추며 망망 대해에서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자기들이 목적한 바 목적지를 향해 항해하게 된다.

대건신협은 초창기에 돛대도, 삿대도 없는 쪽배로 손으로 물을 가르며 앞으로 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인성을 순화시켜 가진바가 없더라도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심성이라도 키워주기 위해 시작했던 철학적인 숭고한 이념을 기본바향으로 삼고 가난한 이들에게 도움으로 기쁨을 주고 검소한 생활과 이웃을 위한 봉사정신을 마음에 담아 밝은 사회 복지건설의 깃발을 높이 올려 출항을 했다.

그리고 신협이 추구하는 경제목표는 조합원들의 경제생활의 안정으로서 조합원의 경제적인 안정으로 가진자와 못가진자와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데 큰 목표가 있었던 것이다. 바꿔 말하자면 신협은 갖지 못한 자들을 위해 설립되었고,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신협, 가난한 이들의 신협으로 자리를 굳혔다고 하여도 별로 큰 오차가 없는 것이다.

28년이 지난 오늘의 신협을 생각해보자.

쪽배로 출범했는데 지금은 170억톤(자산총액)으로 변모했고, 승객(조합원)도 5천2백명이 되어 한배에 탄 운명을 같이하고 있다. 몸이 커지면 옷도 맞는 것으로 바꿔입어야 하는것 같이 마스트에 올라간 선장(이사장)도 배에 걸맞는 사람이 앉아 운전을 해야되겠는데 신협의 정관에 따르면 이사장은 조합원 중에서 선출하여 임기 3년동안 마스트에 앉아 있게 돼있다. 그것도 무보수 명예직이란 딱지를 붙여놓고는 그의 임무는 “조합의 임무를 통할하고 조합을 대표한다”라고 되어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같이 마스트에 올라앉은 이사장으로 임기는 3년에 비전문인이 배를 운행하기에는 역부족이며 5천2백명의 승객들의 불안함을 해소할 방책이 너무나 미약하다는 문제가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배(신협)을 총괄하여 맡고 있는 사무장이나 기관장으로 20년의 근속자로서 전무직이 있다는 것이다. 외향적으로는 안심이 되나 내적인 면으로는 20년의 전문직 종사자와 단기의 비전문직 선장과 그 선장을 보좌하는 참모(이사)들과의 업무상 효율성 문제는 항시 따르게 마련이다.

30여년전에 만들어진 신협의 정관을 오늘날까지 개정없이 사용한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남자의 체격과 여자의 체격은 다른 것이다. 남자는 어깨의 폭이 넓으면서 하체로 내려갈수록 좁은 데 반하여 여자는 어깨는 좁으면서 하부로 내려갈수록 넓은 것이다. 이것은 남녀의 몫이,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필요에 의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

대형배를 움직이며 책임질 선장도 이제는 정관을 개정하여서라도 꼭 격에 맞는 사람으로 앉혀야 한다. 대도시에서는 여러계층의 사람, 또 각기 다른 분야에서 전문직에 종사하는 조합원들이 많아 지금의 정관에도 별 어려움없이 이사장 선출을 할 수 있겠으나 우리와 같은 농업에 종사하는 조합원과 영세소상업하는 사람들로 이룬 농촌소읍 조합에서는 큰배를 조정하는 선장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의견인 것이다.

21세기에는 넓고 푸른초원, 깨끗한 강물, 울창한 숲을 가진 금수강산의 낙원을 건설하고자 모두들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런 좋은 환경에 GNP 1만5천불을 목표로 너도나도 뛰고있는 요즘인데 신협에서는 어떠한 준비를 하고, 어떤 계획으로 뛰고 있는지 아직 아무런 발표가 없다.

신협도 21세기까지는 자산 4백억, 조합원 만명, 그리고 임직원도 60명선으로 확대해 갈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을 대비, 엄청난 임무와 과제를 담당할 이사장이 비상근, 무보수 명예직으로는 담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장 정관을 개정할 수 있는 입장이 안되면 차선책으로 여기에 걸맞는 이사장을 우리모두 멀리 바라보면서 지금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2개월밖에 남지 않은 새 이사장 선거를 제대로 치르려면 말이다.

앞으로 선출되는 이사장은 멀리 내다보는 안목을 가진 사람, 결단력과 추진력을 가진 사람, 임직원과 조합원 모두와의 화해와 조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으로 선출되어야 할것이다.

합덕신협의 유대구역은 합덕읍, 우강면, 순성면이며 여기에 인구는 약 3만5천명이 거주하고 있다. 조합원으로 영입할 수 있는 인원을 1만명으로 계산하고 모든 조합원의 개개인의 인격을 포괄적으로 존중하고 수용할 수 있는 이사장이 되어야 할것이다.

앞으로 신협이 버티고 가야할 문제점을 간단하게 요약해본다.

합덕, 우강의 넓은 들판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쌀과 순성지방에서 생산되는 채소류와 축산물등에 대해 대도시와의 직거래 알선은 기본적이고 쌀과 야채류를 가공, 부가가치를 높여 조합원에게 실질적인 소득을 올려줄 수 있는 가공업체와 더 나아가 일본, 중국등으로 수출할 수출품을 생산할 기틀을 마련해야 할것이다. 이런 계획이 추진되었을 때 필요한 많은 인력에 대한 조직적인 관리와 단결력이 필수적으로 따라오게 된다.

92년도 은행감독원에서 신협에 종합적인 감사를 실시한 바 있다. 종합평가서의 한대목에서는 당시 직원이 11명이었는데 상쪾하직원의 화합을 원하는 하부직원들의 요구항목이 들어 있었다. 현재의 체제유지를 과감히 탈피하여 부장(앞으로 있을)과장들에게 전결사항을 대폭 이양하여 전문적이고 정확하고 빠른 업무능력을 배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또 여직원의 조기퇴직제를 막고 주부 중견사원제를 도입, 숫적으로 많은 하위직 여직원들과 실무책임자들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시켜 대화의 통로를 막힘없이 열어주자는것이다.

그리고 21세기에 임직원 60여명, 조합원 만명으로 확장하는 데에는 여기에 따르는 공간확보가 필수적이다. 지금의 청사로는 수용능력의 한계점이 초과되어 불가능하다고 본다. 또 조합원들의 주차장 설치도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11월 이사회 안건으로 분소설치 문제가 상정되었다가 부결된 것으로 되어있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다시 제고해볼 일이다. 긴 안목으로 21세기를 바라본다면 목전에 큰 이익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등잔을 높은 곳에 올려놓아야 사방을 밝혀주듯 큰배의 선장인 마스트가 가장 높은 곳에 마련된 뜻을 곱씹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지도위원도 더 늘리며 질을 높여야 될것이다. 약 250명으로 지도위원을 두고 수시로 또는 정기적으로 만남의 장을 마련하여 각계각층의 정보를 교환, 발전의 발판으로 삼고 도 지도위원이 팀장이 되어 각 지역에서 누룩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 조직체를 구성하는 것이다. 도 지도위원들은 총회 정족수로 또는 임원선거시 선거인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장점과 힘을 발산하는 신협의 모체로 성장시켜야 될 줄 안다.

강원도 동해안으로 흐르는 남대천에서 치어로 방류된 숭어가 동해와 태평양을 4~5년을 넘나들다가 산란을 하기위해 귀소본능으로 또다시 남대천으로 올라올 수 있는 것은 해류와 물살을 가를 줄 알기 때문에 몇천리, 몇만리를 거슬러 올라오는 것이다. 지금의 시대의 기류와 조류의 흐름을 다 함께 읽을 줄 알아야 하겠다.

신협은 은행이 아니다. 더욱더 돈장사하는 금융업체도 아니다. 너와 내가 함께 잘살기 위한 경제운동이며 더 큰 목적은 복지사회를 건설하는 운동이며, 사회를 밝힐 참교육을 실시하는 운동단체이고, 그럼으로써 더불어 사는 윤리운동을 끊임없이 실행하는 운동단체로 변모 성장되어야 하겠다. 그리하여 현 청사도 십분 활용함과 동시에 구관도 거기에 걸맞는 장소로 활성화시키며 각 곳에 분소를 설치하여 지도위원들과 함께 지역발전의 큰 밑거름 역할을 담당해야 할 운동이며 신협의 지상목표인 것이다.

신협은 많이 가진 상류층이나 중류층의 이익을 도모하는 흐름으로 변질되어서는 안될 것이며 소외받고 가난한 사람들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뜨거운 가슴으로 끌어안는 포용력과 각 조합원의 차이점을 기쁘게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또 노인들에 대한 존경으로 더 열과 성으로 그들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젊은이들에게 큰 교육적 효과를 얻으리라고 믿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