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민권의 강화를!

주민소환제·주민투표제·주민소송제 가능해야

권건오

당진축협 감사실장, 국립공주대학교 강사

민주화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증대되고 점차 행동적인 정치 참여가 늘어나면서 국민은 수준이 향상된 정치와 행정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이나 봉사를 자임하고 나서는 단체장들의 표리가 부동한 행동은 여전히 개선될 가망성이 없어 보인다. 그들 나름대로의 변명이 있고 논리가 있으나 국민에게 기준을 두고 하는 논리나 변명은 아닌 듯 하며 지도자로서의 우리사회의 이념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영향력 있는 일부에 비위를 맞추려는 모습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따라서 스스로 개혁되지 않는 그들을 일깨우기 위해서는 통제 세력으로서의 시민의 권리를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각종 단체의 예산낭비를 살펴보면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사업의 결정이나 집행이 되는 과정이 투명하지 않거나 사업을 추진하고 집행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또한 선심으로 인한 사업의 실패를 인정하기는커녕 계속적으로 같은 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는 것도 그 실패 원인의 하나이며 선거에서 신세진 사람을 챙겨야 한다는 비뚤어진 인식과 차기 선거를 대비한 사전 포석을 위한 불합리한 인사운용도 여기에 포함된다. 각종 선거직 단체장들이 선심을 일삼아 예산을 낭비하는 이유는 표를 의식한, 사실상으로 선거구 관리를 위한 사전 불법 선거운동을 자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단체의 살림을 잘 꾸려나가면서 발전시켜야 한다는 본연의 임무가 뒷전으로 밀려난다는 것이다.

일부 지자체장은 비리의 은폐를 위해서 강력한 견제세력으로 존재하여야 하는 지방의회 의원들에게 해외연수를 지원하거나 지방의회 의원의 재량권을 전제로 하는 나눠먹기 예산편성을 하여 유착의 고리를 형성하고자 한다. 행정을 감시하고 심의하는 의회가 제구실을 못하면 공직기강은 무너지고 토호세력과의 유착이 일어나는 것이다.

근래에는 예산낭비와 사업의 부실을 막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개입이나 외부 인사의 영입 등 외부 통제기능을 강화하여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으나 다양성과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외부의 간섭이나 통제가 없이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내부통제의 방법은 권리를 위임한 주체가 권리를 다시 회수하는 제도적 장치를 말한다.

그 방법으로는 불법적이고 부정한 단체장이나 의원을 임기 전에 해직할 수 있도록 하는 주민소환제, 지자체의 경우 정책에 대해 주민들의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주민투표제, 그리고 예산낭비를 막기 위해서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납세자 소송제도(Taxpayer's Suit)와 같은 주민소송 등의 주민통제가 가능해야 한다고 본다. 협동조합 등의 단체에도 이와 유사한 장치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

물론 우리의 여건상 이러한 제도적 장치만으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선거직의 모든 단체장들이 거짓말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사회환경의 조성과 절차적 편의와 개인적인 욕심의 달성을 위해서 주민이나 구성원을 무시하면서 자행하는 근본질서의 훼손이 없어져 이러한 제도들이 정착할 수 있는 풍토가 형성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주민이나 조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있을 것이고 조직과 지역의 발전이 함께 이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