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서고등학교 영화창작동아리 '흰 바람벽'의 부원들
▲ 호서고등학교 영화창작동아리 '흰 바람벽'의 부원들

“레디! 액션!” 감독이 큐 사인을 외치자 배우들은 연기를 시작한다. 스태프들은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 한 장면 한 장면을 카메라로 담아낸다. 그렇게 담긴 영상은 편집을 거쳐 영화로 탄생한다. 호서고등학교(교장 이규용) 영화창작 동아리 ‘흰 바람벽’의 학생들은 연출부터 촬영, 연기, 편집까지 모두 도맡아 단편영화를 제작해오고 있다.

2019년 시작한 영화

‘흰 바람벽’은 당진교육지원청의 2019 당진행복교육지구사업 중 마을기반 교육과정 운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조직됐다. 구자경 지도교사를 비롯한 22명의 학생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충청남도교육청 연구정보원에서 촬영장비를 대여받아 영화를 제작했다. 하지만 지금은 충청남도교육청의 동아리 지원비로 장비를 자체적으로 갖췄다. 현재 흰 바람벽은 안도경 학생(2학년)이 회장을, 문한솔 학생(2학년)이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총 14명의 부원이 활동하고 있다. 동아리의 이름은 백석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에서 따왔다. 흰 바람벽은 영화를 담아내는 스크린을 의미한다.

3년 동안 다섯 편의 영화 제작

흰 바람벽은 SF나 판타지가 아닌, 지역의 문제나 문화유산을 알리는 내용을 영화로 제작하고 있다. 창단 이후 지금까지 총 다섯 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첫 작품인 <그날이 오면>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며 지역의 독립운동가인 심훈 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작됐다. <그날이 오면>을 시작으로 영화 제작에 흥미를 붙인 부원들은 곧이어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영화 제작에 돌입했다.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시나리오 구성과 촬영, 편집까지 마쳐 <연어>를 탄생시켰다.

다음 해인 2020년도에는 <학교는 오늘도 안녕하다>를 제작했다. 이 영화에는 아이들이 적어 학교가 폐교되고, 마을이 사라지는 문제를 담아냈다. 영화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부원들의 아이디어로 조금초, 서정초 학생 6명과 유곡초 교장과 교사 2명을 배우로 섭외했다. 동아리 부원뿐만 아니라 마을이 함께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세 편의 영화를 제작하고 난 뒤에는 처음으로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에 나섰다. 2021년에 제작된 <고행>은 김대건 신부의 삶의 발자취를 찾아 고행의 길을 걷는 내용으로 안성 미리내성지, 용인 은이성지, 제주 용수성지 등을 찾아다니며 고증 과정을 거쳤다.

올해는 고등학생들이 불법 사이버 도박에 빠져있는 현실을 담아낸 <처음으로 되감기>를 제작했다. 학생들이 노력 없는 대가를 얻고자 하는 문제를 지적함과 동시에 주변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음을 알리는 작품이다. <처음으로 되감기>는 지난 13일에 개봉해 CGV당진에서 상영됐다.

다수의 입상과 함께 쌓아온 경험

흰 바람벽의 <그날이 오면>은 제43회 심훈상록문화제에서 초청 상영됐고, 심훈상록문화제집행위원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연어>와 <고행>은 각종 청소년영화제에서 상영하며 청소년창작영상제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개봉한 영화를 통해 11개의 상을 수상했다.

영화 제작을 통해 부원들은 입상뿐만 아니라 서로 소통하는 방법과 협업의 중요성을 깨닫는 등 값진 경험을 쌓아왔다.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제작하고파”

흰 바람벽에서 부회장을 맡고있는 문한솔 학생은 감독 및 편집을 담당하고 있다. 드라마 작가를 꿈꾸며 시나리오 작업과 영화 촬영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배워보고자 동아리에 가입했다. 동아리에 가입하고 난 뒤에는 영화 제작이 처음이라 실수도 잦았지만 활동을 거듭할수록 영화 제작과정을 이해하고, 촬영에도 익숙해졌단다. 또한 관람객의 입장이었다가 스태프로써 영화를 직접 만들다보니 영화를 볼 때 배우의 연기뿐만 아니라 연출 등 영화 속 스태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책임감을 갖고 각자 역할을 맡은 부원들을 신뢰해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느꼈다”며 “앞으로도 두고두고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흰 바람벽 부원 명단>

△회장 : 안도경 △부회장 : 문한솔 △부원 : 고가영 최원석 한서정 최종찬 이샛별 김혜인 홍윤정 천예준 이서진 최준석 배준서 홍준회

미니인터뷰 구자경 지도교사

“여러 학교에서도 영화동아리 활동이 이뤄지길”

구자경 지도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배움이 있는 영화를 제작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환경·생태 문제를 다루거나, 지역의 문화유산인 기지시줄다리기를 주제로 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 바람이다. 또한 애니메이션 스톱모션 등 다양한 기법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그는 충남영화교육연구회장으로서 충청남도교육청과 연계해 1년에 2회씩 초·중·고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영화제작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영화 제작은 혼자서 하면 힘들지만 같이하면 배우는 것이 많아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흰 바람벽’ 뿐만 아니라 여러 학교에서도 다양한 영화동아리 활동이 이뤄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