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상 섭

신평면 매산리 당진군농촌지도자연합회장

서해안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오지의 조그마한 섬 행담도가 일약 국내 관광명소로 변하고 있다. 옛말에 송충이가 솔잎을 마다하고 갈잎을 탐하면 뱃속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자명한 이치라 일컬었는데 한국도로공사는 도로사업이나 열심히 할 일이지 국가에 큰 일이나 하는 양 외국자본을 유치해 국제적인 관광지를 개발하겠다고 기치를 높이쳐들고 가진 게 없어 섬자락에 둥지를 틀고 바다를 농토삼아 자급자족하면서 오손도손 살아오던 섬주민을 하루아침에 개발이란 미명하에 버렁거지 신세로 만들고, 지금은 개발이냐 환경보존이냐 생색내기 싸움질판에 눈탱이 먹진 자 약값은 어디에서 받아야 하는가.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고속도로 휴게소라 명칭부터 다르구나. 오션 파크 리조트(Ocean Park Resort). 일찍부터 국제적인 감각을 심어주기 위한 것인지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간판이 서 있다. 휴게소는 항상 지명을 먼저 알려줘 지루한 여행자에게 이정표로서의 역할과 새로운 지역을 맞이하는 신선감을 주는데, 행담도라는 지명은 간판 끝자락에 찬밥신세가 되어 있구나.

앞으로 행담도를 휴게소와 병행해 국제적인 관광지로 개발해 외국인이 얼마나 많이 운전을 하고 출입할지 모르겠으나 당당하게 ‘행담도 해양공원’아니면 ‘행담도 휴게소’라는 간판이 명료하고 의미가 함축되지 않을까.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 의젓하고 주인답지 못한 표현이 그 첫째 유감이다.

서해대교와 어우러진 행담도를 찾는 분들에게 그럴 듯한 안내간판이 있음직해 찾아보니 이름 모를 모회사에서 설치해 놓은 ‘행담도 유래’라는 조각안내판이 있어 그도 다행이라 싶어 읽어 본다.

먼저 행담도(行淡島) 지명의 한자 풀이에 어디에서 얻어들었는지 그럴싸한 넋두리를 늘어놓았구나. 행담도의 ‘담(淡)’자는 역사적인 기록에 보면 ‘담(擔)’자로 표기 돼 있다. 물 가득할 淡이 아니고 짊어질 擔이다.

그러나 1920년대 이후 무슨 이유에서인지 淡자로 바꾸어 기록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행담도 지명 유래는 외사리 때 매산리 끝망루리에서 도보로 걸어 다닐 수 있는 바다길목이 있었던 바 사리 때를 이용해 짐을 짊어지고 걸어다닐 수 있는 섬이란 뜻으로 行擔島라고 이름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런데 행담도에 있는 유래 간판에 사리 때 물이 가득할 때 섬이 잘 보이지 않아 물 가득할 淡자를 썼다느니, 이 섬모양이 토끼형상 같다하여 생전 듣지도 못하던 토끼섬이라느니, 현재 서해대교를 놓아 섬을 오갈 수 있어 행담도 지명과 현실이 맞아 떨어졌다느니 하는 세인을 현혹하는 어설픈 무당풀이 같은 유래간판이 서 있다는 것이 둘째 유감이다.

아무리 국제적인 관광지의 계획이 있고 전국 제일의 휴게소라 하여도 지역 나름대로의 특색이 없으면 한낱 시류잡배에 지나지 않는다.

당진군과 충남도에서 역작으로 내놓은 농·특산물 판매장과 도홍보관.

‘Nexon’이란 간판. Next World Online의 약자이다. 무슨 의미인지 왜 이런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 것인가. 거기에 ‘파머스마켓’. 특산물을 판매하는 곳이라 특별히 지은 상호인가. 충남도에서 생산하는 각종 농·특산물을 앞으로 외국인을 상대로 홍보·판매해 외화 벌이를 하겠다는 의욕적인 발상이라 이해하고 넘어가겠다.

그러나 국제적인 관광지의 계획이 있고 관광명소로서의 휴게소라면 당진과 평택지역에서 자유로이 행담도를 오갈 수 있게끔 섬 안에 인터체인지 시설이 있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 아닐까.

또한 관광지 개발계획에 어찌 고속도로 외에 일반도로 개설계획이 없는지.

오늘도 행담도에 우편물을 배달하느라 공사도로를 이용, 도보로 수킬로미터씩 내왕하고 있고, 마을 이장은 멀리 경기도 평택IC까지 돌아서 섬을 오가며 행정업무를 보고 있는 그야말로 웃기는 현실이다.

우리 지역에도 남과 같이 지역살림살이를 맡아 잘 하겠다는, 또 민의를 살펴 지역발전에도 공헌하겠다는 직책을 갖고 있는 높은 분들이 계시다. 서민들이 생각하는 차원 낮은 유감이 적은 사회가 좀더 발전하고 인심 좋고 살기 좋은 사회가 아닐까 싶어 몇자 적어보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