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야중·고 ‘학교앞 하수처리장 반대’ 민원 역시 설득할 명분 잃어

당진군은 서야중·고등학교와 인접한 곳에 하수종말처리장의 부지를 선정한 배경에 대해 “비록 차선책이긴 하지만 타당성, 경제성, 처리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당진군이 세번씩이나 하수처리장의 위치를 변경한 주요인이 이 시설을 냄새나는 혐오시설로 바라보는 주민들의 집단반대 민원에 의해서였다는 사실에서 학교측의 반대 역시 설득할 명분을 잃어버린 상황이다.

당진군이 날로 악화되는 삽교호의 수질개선을 위해 지난 97년도부터 추진해 온 합덕 하수종말처리장 건설사업이 혐오시설 반대민원으로 사업이 추진된지 5년이 다 되도록 착공을 못하는 등 표류하고 있다.

더욱이 당진군이 서야중·고등학교와 인접한 합덕읍 합덕리 405번지 일원으로 뒤늦게 처리장 부지를 정한 뒤 최근 이 사업에 대한 환경부의 승인을 받아내자 그동안 하수처리장이 학교주변에 들어설 경우 악취로 학습환경이 침해될 것이라며 위치변경을 요구해 온 학교측이 반대시위 등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서야중·고 교사 40여명이 지난 7월5일 당진군청 앞에서 시위를 벌인데 이어 지난 20일에는 교직원과 학부모 졸업생 등 150여명이 반대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당진군이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 할 경우 실력으로 저지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하수종말처리장 건설을 둘러싼 군과 학교측의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합덕 하수종말처리장 어떤 시설인가

합덕 하수종말처리장은 정화되지 않은 채 석우천으로 방류돼 삽교호로 유입되는 합덕도시계획 구역내(합덕읍 관내 및 우강 송산리 일부)의 생활 오·폐수를 차집해 정화하는 시설로 지난 97년도부터 추진되기 시작했다.

총 31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이 시설은 목표인구 1만8천여명(2016년)에 1일 처리용량은 5천톤으로 차집관거를 통해 유입되는 생활하수를 고도처리 방법으로 정화해 방류수 수질기준 이하(BOD 10ppm)로 내보내고 찌꺼기는 퇴비화 하는 방식이다.

당진군은 당초 이 시설을 당진 하수종말처리장과 같은 개방형 시설로 계획했으나 악취발생 등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대민원을 불식시킨다는 취지에서 주요 하수처리 시설을 지하화 하고 육상부에는 체육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초 240억 규모였던 공사비가 3백억원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사업비의 70%는 국비로 나머지 30%는 도·군비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주민반대로 건설예정지 3번이나 바뀌어

지난 97년 당진군은 당시 석우천 하류인 합덕읍 성동리 1-75번지(연호방죽내)를 하수처리장 건설예정지로 정하고 기본 및 실시설계에 착수한 뒤 98년 8월 주변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가졌다.

그러나 당초 군이 선정한 이 위치에 대해 합덕리 주민들을 비롯 구합덕성당, 서야중·고측이 악취로 인한 피해와 문화재 인접 등을 이유로 강력히 반대하자 당진군은 주민설득을 포기한 채 대안 후보지로 당초 예정지보다 아랫쪽인 합덕읍 도리 153번지 일대와 163번지 일대를 선정해 다시 검토에 들어갔다.

그러나 153번지의 경우 고압 송전탑이 걸려 있어 한전측의 불가방침에 따라 무산되었으며 163번지 일대는 주변에 위치한 도리, 하흑, 옥금리 주민들의 반대에 또 다시 부딪혀 추진되지 못했다.

이에따라 군은 당초 계획했던 곳과 대안 후보지로 거론된 곳과의 중간 지점인 합덕리 405번지 일원으로 위치를 변경해 올 3월 이 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군이 선정한 405번지 일원은 당초 선정부지 보다 아래쪽으로 옮길 것을 요구했던 합덕리 일부 주민과 구합덕성당측의 입장이 일정부분 반영된 반면 당초보다 위쪽으로 옮겨줄 것을 요구한 서야중·고측의 입장과는 동떨어진 것이어서 이번엔 학교측의 반대에 부딪혔다.

군은 이 곳을 처리장 부지로 선정한 배경에 대해 “비록 차선책이긴 하지만 타당성, 경제성, 처리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당진군이 세번씩이나 하수처리장의 위치를 변경한 주요인이 하수처리장으로서 객관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어서가 아닌 이 시설을 혐오시설로 바라보는 주민들의 집단반대 민원에 의해서였다는 사실에서 학교측의 반대 역시 설득할 명분을 잃어버린 상황이다.

누구나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업 5년째 표류하는 이유는

학교측은 지난 해 3월 주민 설명회를 통해 당진군이 현재의 부지로 위치를 선정한 사실을 발표한 직후부터 본격적인 반대 움직임을 보여왔다.

학교측은 “당진군이 학교에 가장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곳으로 위치를 변경하면서도 사전에 이에 대한 협의가 전혀 없었을 뿐 아니라 계획한 곳이 학교 경계선과 불과 250m 이내로 학습환경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학부모 650여명의 서명을 첨부해 위치변경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당진군에 냈다. 또한 군내 초·중·고 교사 및 교직원 6백여명도 “학교와 인접한 곳에 하수처리장 건설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서야중·고측의 반대운동에 지지서명을 하는 등 파장이 커져갔다.

그런 가운데 이 시설이 지역적으로 꼭 필요한 시설임에도 부지문제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주민간의 갈등양상으로까지 비화되자 합덕읍번영회가 중재에 나서 지난해 11월 유사시설의 견학을 통해 악취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지역적인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었으나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학교측이 참여하지 않은 채 진행돼 번영회의 활동 역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민원 유발사업에 대한 당진군의 소신과 추진력, 의견조정능력의 부재와 만연되어 있는 주민들의 행정불신은 누구나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이 사업이 무려 5년간이나 표류하게 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