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국도 32호선 확포장 구간 관로공사가 문제”
시공사 “배수관로 건드리지 않아 지형적 원인이 커”
지난 29일과 30일 이틀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두번이나 침수피해를 입은 당진읍 서문리 양조장 일대 마을의 침수원인을 놓고 관계 당사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당진읍 서문리 양조장 일대 마을은 지난 29일 오전 10시20분경 급격히 불어난 물에 저지대 가옥 4동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으며 이튿날인 낮 1시경에도 가옥 7동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이 마을은 주택 한동에 여러 가구의 세입자들이 모여 살고 있었기 때문에 19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군에서 공식 집계된 침수피해 가구 외에도 일대의 수십 가구는 앞 마당까지 물이 차서 주민들이 긴급 복구에 나서기도 했다.
그런데 이 마을은 지난 98년 경찰서 앞 도로쪽에서 물이 닥쳤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반대 방향인 북문 외곽도로 쪽에서 물이 닥쳐 피해를 입었다.
이번 침수피해는 벽산아파트 부근 고지대로부터 하수관을 타고 흘러내린 물이 국도 32호선 북문리 외곽도로 4차선 확장 공사구간에서 미처 아래로 빠지지 못하고 역류해 저지대인 서문리 양조장 부근으로 흘러내리면서 발생했다.
주민들은 북문 외곽도로 4차선 확포장 공사구간 중 관로공사 현장에서 물이 역류한 점을 들어 시행청인 국토관리청과 시공업체인 롯데기공 측에 일차적인 책임을 묻고 있다.
서문리 김은기 이장은 “지난 98년 수해 때와는 반대방향에서 물이 닥쳤다”며 “국도 32호선 도로 확포장 공사과정에서 하수관을 만들기 위해 우수를 받는 배수관을 막았기 때문에 물이 역류해서 마을을 덮쳤다”고 주장했다.
수해와 관련한 당진읍 시내권의 5개 지역 주민대표 연석회의에서도 “국도 32호선 북문동 4차선 공사의 수해대책에 대한 관리부실로 시내권 일부의 침수로 인한 혼란을 야기시켰다”며 침수지역인 서문리에 대한 원상복구 및 배상 건의를 시행청인 국토관리청에 공동 건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롯데기공에서는 “해당 공사구간은 절토를 해서 골재를 깔았을 뿐 기존 배수로를 건드리진 않았다”라며 “근본적으로는 마을로 들어오는 물이 나가는 물보다 적었기 때문에 수해가 발생한 것 같고 과거 수자원공사와 가스공사에서 공업용수 및 가스관을 매설하면서 주변 배수로를 무시하고 마무리한 것도 원인이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한 주민들은 배수처리 등 집중호우에 대비한 대책이 미비했다며 당진군의 관리소홀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은기 이장은 “시내 곳곳의 맨홀이 제 역할을 못했다”며 “더욱이 29일 침수된 뒤 30일 또 다시 침수된 것은 당진군의 관리소홀에도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수해대책 회의에 참석했던 각 마을 대표들도 “지난 98년 수해시 시내권 5개 지역에서 엄청난 피해를 입었음에도 540여억원의 수해대책 비용에 관해 과연 시내권의 배수시설 비용에 관한 관계 당국의 예산반영에 성의가 있었는가”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특히 침수피해를 입은 서문리 주민 20여명은 지난 30일 군청을 항의방문하고 김낙성 군수를 만나 대책수립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진군 도시과는 “침수피해를 입은 마을의 경우 근본적으로 당진천 수위보다 낮기 때문에 집중호우시 배수가 되질 않는 데다 통상 배수시설이 법적기준에 따라 50년 빈도에 맞게 설계된 데 반해 이번 호우는 수백년에 한번 내릴 수 있는 비였기 때문에 도리가 없었다”며 “또한 국도 32호선 확포장 구간 중 관로 공사과정에서 설치를 위해 놓아둔 콘크리트 박스가 배수관을 누르면서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아 맨홀을 통해 역류한 것도 원인이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