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기지시줄다리기축제가 4월 19일부터 23일까지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일원에서 개최됐다.
2023 기지시줄다리기축제가 4월 19일부터 23일까지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일원에서 개최됐다.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초대형 줄이 언덕길을 조금씩 조금씩 올라간다. 한참 줄을 당기느라 지친 사람들이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힘을 내어 본다. “의여차”하는 힘찬 소리와 함께 이내 다시 줄을 옮기기 시작하고, 3시간여 만에 거대한 줄이 시합장에 당도하면서 드디어 기지시줄다리기축제의 백미가 펼쳐진다.

4년 만에 열린 축제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기지시줄다리기 축제가 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일원에서 개최됐다. 올해 축제는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이전과 같은 규모로 진행되는 것이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축제를 개최하지 못하고 2022년에는 규모를 축소해 진행됐다.

지난달 19일, 축제 개막을 알리는 개막식과 함께 △30m 새끼줄 꼬는 소요 시간 기록을 겨루는 ‘잔줄꼬기대회’, △화합의 ‘당진시민노래자랑, △식전공연 등이 진행됐다. 개막식에서는 줄다리기 보존·계승과 축제 발전을 위해 힘쓴 유공자들을 표창했다. 개막식 후 불꽃놀이가 예정됐으나 국가적 산불 위기로 인해 불꽃놀이가 취소됐다.

이어 개막 축하공연에는 7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마지막 순서로 트로트 가수 김연자 씨가 무대에 오르자 많은 관객들이 환호와 함께 무대 앞으로 몰려들었다. 가수 김연자 씨가 마지막 곡으로 ‘아모르파티’를 부르자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며 객석은 더욱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전통 줄다리기 한마당 카메라 세례

5일간의 축제기간 동안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둘째 날에는 국태민안과 풍년을 기원하는 당제와 용왕제, 시장기원제(마을기원제)가 열렸다.

셋째 날부터는 농악과 줄꼬기, 줄다리기 등을 체험해보는 ‘유네스코 줄다리기 체험’이 진행됐다. 지역 예술인들의 공연과 신성대학교의 태권도 공연과 세한대학교의 풍물과 전통연희 공연이 펼쳐졌다. 젊은 세대의 취향을 맞춰 올해에는 EDM 공연이 새롭게 편성됐다. 유치부 사생대회 및 줄다리기 대회도 열렸다.

또한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한 윷놀이와 투호놀이 등이 진행됐으며, 당진 시민 줄다리기 대회도 이뤄졌다. 대회 결과 송악읍 기지시리가 1위를 차지하며 부상으로 송아지 1마리를 수상했다. 2위는 반촌2리, 3위는 복운3리, 4위는 반촌1리가 받았다.

특히 한국 전통 줄다리기 한마당 행사로 영산줄다리기와 삼척기줄다리기, 밀양감내게줄당기기, 청도도주줄당기기 시연이 펼쳐졌다. 우리나라의 전통 줄다리기 시연과 더불어 국악가요, 북청사자놀음, 고성농요, 구미무을농악풍물놀이 등의 전통 문화예술 공연이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전통 한마당 행사 때면 전국에서 온 사진작가와 베트남, 몽골, 일본 등에서 외국 관광객들이 뜨거운 카메라 플래쉬 세례를 터트렸다.

이외에도 각종 체험 부스와 푸드트럭 등도 운영됐으며 송악읍 각 마을에서는 주막을 열기도 했다. 더불어 이번 축제 동안 당진시자율방범연합대(연합대장 박근철)가 축제장 교통지도 봉사를 펼쳤고, 새마을협의회·부녀회와 송악읍개발위원회(이사장 유재웅), 송악읍주민자치회(회장 허명회), 송악읍이장단협의회(회장 박소순)는 축제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료 차 봉사 등을 실시했다. 대한적십자사봉사회 당진지구협의회(회장 홍승란)는 축제동안 식사 배식 봉사했다.

올해 축제는 수상의 승리!

축제 마지막 날인 지난달 23일에는 축제의 백미인 △줄고사 △줄나가기 △줄결합 △줄다리기가 이뤄졌다. 이날 수천 명이 몰려들어 암·수줄 총길이 200m, 직경 1m, 무게 40톤에 이르는 줄을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시합장인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까지 함께 옮기고 당기는 장관이 연출됐다.

올해 축제를 위해 줄 제작 기능인과 당진시자원봉사센터, 세한대, 당진송악로타리클럽, 송악새마을, 송악읍의용소방대, 당진시자율방재단 기동대 등 사회단체와 주민 수십 명이 40일 간 볏짚 4만 단을 사용해 거대한 줄을 만들었다.

약 3시간에 걸쳐 줄이 시합장으로 옮겨지고, 암줄과 숫줄 머리를 결합, 비녀장까지 끼우면 드디어 줄다리기 승부가 시작된다. 경기는 3판 2선승제로 진행된 가운데, 올해 축제는 수상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기지시줄다리기는 수상(水上) 편이 이기면 나라의 태평을, 수하(水下)가 이기면 그해 풍년 농사가 든다는 속설이 전해 내려온다.

주최측 미니인터뷰 최홍섭 기지시줄다리기축제위원장(오른쪽)

“세계 속의 줄다리기로 발전되기를”

“축제기간 동안 날씨가 안 좋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큰 이상 없이 축제를 진행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올해 축제는 5일간 축제를 진행하느라 힘들긴 했지만 베트남, 일본, 몽골, 주한미군 등 다양한 내빈들이 참여해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화합의 자리가 된 것 같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축제기간 동안 안전 유지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또한 전국의 사진가들이 축제 촬영 스태프로도 참여해 관광객에게 사진 촬영을 무료로 진행해 관광객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드리고자 했습니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흥겨운 볼리로 여러분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길 바랍니다.”

주최측 미니인터뷰 구은모 기지시줄다리기보존회장(왼쪽)

“소중한 문화유산 계승·발전 위해 노력”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규모가 축소해 공개행사(기지시줄다리기)를 진행했는데 올해는 본래 규모로 진행하게 돼 뿌듯하고 기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덕분에 축제를 사고 없이 끝마친 것 같습니다. 한마음으로 줄을 당긴 이번 축제에서의 경험이 우리 선조들의 화합과 평화의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계기가 됐길 바랍니다. 올해 기지줄다리기보존회에 신입 전승자들이 많이 들어왔는데, 신입과 기존 전승자들이 이번 축제를 준비하느라 많이 고생했어요. 이들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앞으로도 보존회에서는 우리의 전통문화유산을 보존·계승하는데 힘쓰겠습니다. 기지시줄다리기가 세계 속의 줄다리기로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관광객 미니인터뷰 김태수·조영숙 부부 (순성면 양유리)

“협동·단결해 다 함께 줄 옮기는 과정 인상적”

“평택서 살다가 당진으로 이사온 지 4~5개월쯤 됐는데, 기지시줄다리기축제에는 처음 참여해봤어요. 서로 협동심을 발휘해 거대한 줄을 다 함께 옮기는 과정이 인상적이에요. 수상 편에서 줄을 당겼는데 이기기까지 하니 기분이 좋아요. 올해 재수가 좋을 것 같아요. 한편 축제 규모에 비해 행사장이 협소한 것 같아요. 축제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인 줄다리기를 많은 사람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관람석이 마련되는 등 시설 조성이 됐으면 좋겠어요. 또한 여러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까 축제 질서 유지가 잘 안 되는 모습이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