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반복되는 일상, 나는 이 좁은 공간에서 작은 부품 중 하나라고 느껴짐과 동시에 탁한 공기가 온몸을 뒤엎는다. 막연히 쫓아 가긴 했는데 거대한 무언가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 지친 하루 답답한 건물 틈새로 빛이 새어 나온다. 심연의 공간 속에 빛이 드리운다.”
- 박효경 작가의 ‘작가 노트’ 中
박효경 작가의 개인전 <빛을 쫓다>가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10일까지 면천읍성 안 그 미술관에서 열린다. 박 작가의 소재는 ‘빛’이다. 작가의 붓끝에서 내리쬔 빛을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엔 ‘빛이 무언인가’라는 질문이 관람객에게 던져진다.
현재는 경기도 파주에 살고, 작업실이 있는 박효경 작가는 당진 태생이다. 신평초와 신평중, 신평고를 졸업한 그는 강남대에서 회화를 전공하며 미술 학도의 길을 걸었다. 졸업 후 당진문화재단을 거쳐 일반 회사에 일했으나, 항상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었다고.
권태로운 삶에 다가온 ‘빛’
권태로운 삶에 빛이 드리웠다. 그는 “회사 생활을 하던 중, 어느 순간 권태감을 느끼고 벽에 가로 막힐 때가 있었다”며 “마치 회사의 부속품과 같았고, 감옥과 같은 답답함도 느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때 건물 안으로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보고,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 길로 박 작가는 빛을 쫓기 시작했다. 대학 때부터도 빛에 관심을 가지고 소재로 그려왔던 그는 본격적으로 빛을 따라갔다. 이번에 전시된 모든 작품에는 빛이 있다. 빛과 어둠의 경계를 명확히 한 작품부터,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장소에서 드리우는 빛까지 작품에 담아냈다. 자세히 보다 보면 작품이 두 갈래로 나눠진다.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공간에서의 빛과 박 작가의 상상 속 가상 공간에서의 빛이다. 최근부터 새롭게 시도한 작품에는 그가 보고 그린 빛이 아닌, 상상으로 다시 구조화한 공간에서의 빛이 그려졌다. 이 차이를 알고 보면, 이전 작품과 빛의 세기와 공간의 다름이 눈에 들어온다. 이 차이를 발견하는 것도 하나의 관람 포인트다. 박 작가는 “이전의 작품에는 빛이 자연스럽고, 공간과 사물에 디테일이 있지만 최근 작품은 특히 빛에 집중했다”며 “앞으로도 빛을 소재로 그림을 그려볼 것”이라고 말했다.
“고향에서의 전시 반가워”
한편, 2018년부터는 작품 활동에 집중한 그는 언젠가 고향에서 개인전을 개최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단다. 그는 “당진 토박이라 당진에서 개인전을 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인연이 된 면천읍성 안 그 미술관(관장 김회영)에서 이번 개인전이 성사될 수 있었다.
“당진에서 전시를 하게 돼 뿌듯합니다. 빛은 흔하다보니 일상 생활에서 빛을 보고도 그냥 지나쳐요. 이번 전시를 통해 빛에 대해 집중해보고, 다시 생각하며 빛의 의미를 떠올려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