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의 새해가 힘차게 떠오르는 모습을 보기위해 사람들은 정동진, 왜목, 혹은 지리산을 가족과 함께 많이 찾고 있다. 일출을 보며 혹은,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사람들은 새해소망을 빌며 많은 다짐을 한다. 금연, 금주, 사업의 번창 등등... 하지만 그 자기와의 약속은 얼마 가지않아 산산히 부서진채 내동냉이 쳐지는 것이 태반이다.

새해를 맞으며 나는 옛일을 떠올려보곤 한다. 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연이나 썰매를 타고 놀던 일, 팽이나 구슬치기하던 일, 놀다 배고프면 고구마나 감자를 구워 먹던 일, 썰매 타다 빠져 젖은 양말을 말리려고 불을 쬐다가 양말을 태워 엄마한테 혼났던 일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추억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45일간의 겨울방학이 왜 그리 짧은지 방학이 끝날 무렵 많은 방학숙제 하느라 진땀을 빼던 모습이 생생하다. 방학이 왜 짧았나 생각해보면 전술한 바와 같은 놀 거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 시절의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던 것 같다. 거의 모든 아이들의 코에서는 누런 액체가 항상 들락거리고 손등은 거북등처럼 갈라져 피가 나는 것이 예사였다. 왜냐하면 놀이의 대부분이 밖에서 하는 것이고 그추위에 아이들이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은 어떤가? 방학의 대부분을 학원에서 보내며 남는 시간은 넷마블이라는 컴퓨터 게임에 빠져 지낸다. 컴퓨터를 부모들이 제한하면 아이들은 할 꺼리가 없어 몸비듬을 한다. 마지 못해 읽는 책이나 텔레비전, 비디오 보는일 등이 시간을 때우는 유일한 방법이다. 현관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가 봐야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놀이는 용돈들고 PC 방이나 게임방으로 가는 일이다. 지방자치 시대에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은 꼭 필요한 존재이다.

요즘 아이들은 손가락힘이 별로없다. 팽이나 연, 썰매등을 손수 만들어 사용하던 우리 시대에 비해서 말이다. 우리 동양문화권을 젓가락 문화라고 한다. 젓가락을 사용하므로써 손의 노작기능을 익히고, 그런 자극이 뇌를 자극하여 창조적 문화를 발전시켜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발전은 학습도 중요하지만 손발과 온몸을 사용한 놀이문화가 균형있게 병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점에 착안하여 대도시에서는 놀이학원도 성업중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대가족의 틀속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놀며 부딪히며 부모의 특별한 보살핌 없이도 잘 자라왔다. 그러나 오늘날은 아니다. 부모의 관심이 적거나 없는 아이는 학습 및 운동기능면에서 균형있는 발달을 기대하기 어렵다. 많이 낳아야 둘이라는 핵가족화된 시대속에서 가정 교육의 중요성은 매우 절실하다고 생각된다. 가정의 중심인 엄마 아빠가 아이를 학교나 학원에만 교육을 전가할게 아니라, 각 가정에 알맞는 놀이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학교에만 전가되었던 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사회와 가정이 각각의 축이 되어 떠받쳐줄 때 건강한 민주사회의 기틀이 마련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