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가 충남 서북부권 최초로 자율주행 버스를 도입해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지정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 첫 실증 사업으로, 3개월간 도심 순환 노선을 무 료 운영한다. 그러나 첫날 현장은 조용했고, 낮은 홍보와 저조한 이용률은 초기 과제로 떠올랐다.

기자가 직접 타본 당진 자율주행 버스

시범운행 첫날인 지난 2일, 당진시청 앞 정류장에서 자율주행 버스를 직접 시승했다. 차량 앞 모니터에는 ‘자율주행 모드’라는 문구가 켜졌고, 운전석에는 안전관리자가 앉아 있었지만 핸들은 스스로 움직였다.

차는 일정한 속도로 출발해 예정된 노선을 따라 움직였다. 정류장에 정차할 때는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사람의 손길이 없이도 정확히 멈췄다. 평범한 도심 풍경 속에서 ‘미래 교통’이 구현됐다. 운행 노선은 시청 후문을 출발해 버스터미널, 교육청·도서관, 보건소, 문예의전당 등을 경유하는 7.3km 순환 구간이다. 하루 6회 운행하며, 오는 11월 28일까 지 3개월간 무료로 운영된다.

“스마트 도시를 체감하는 출발점”

곽영복 당진시 교통과 교통정책팀장은 이번 사업의 의미에 대해 “자율주행 버스는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스마트 도시를 체험하게 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AI, 스마트 모빌리티라는 단어는 익숙하지만 실제 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것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범운행은 도시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출발점이 될 것”이 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올해는 3개월간 무료 시범운행으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내년에는 6개월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2027년부터는 상용화를 목표로 요금을 받고 운영할 계획이며 이용객 수요에 따라 차량 규모도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레벨3 자율주행…안전이 최우선

이번에 투입된 차량은 레벨3(조건부 자동화) 기술이 적용된 셔틀이다. 차량 스스로 도로와 교통 상황을 인식해 주행하지만, 긴급 상황에서는 사람이 직접 개입해야 한다.

차량에는 조향 장치와 브레이크가 그대로 설치돼 있으며 안전관리자가 필수로 동승한다. 이날 자율주행 버스를 관리한 안전관리자는 “아직은 완전 자율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안전관리자의 개입이 필요하다”며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수동으로 전환해 시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안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에서는 이미 무인 자율주행이 상용화됐지만, 한국은 아직 실증 단계라 시민 체험과 피드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낮은 홍보, 아쉬운 탑승률

첫 운행 현장은 의외로 한산했다. 정류장 안내문을 보고서야 버스 운행 사실을 알게 된 시민들이 많았고, 정확한 운행 시간이나 노선을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곽 팀장은 “아직은 홍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이용률이 낮다”며 “앞으로 다양한 체험 행사와 만족도 조사를 통해 시민 참여를 늘려 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자율주행 버스는 운행 전날 시청 직원 체험단을 모집해 만석을 기록하며 높은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일반 시민에게는 여전히 낯선 서비스라는 점이 한계로 드러났다.

타 지역 자율주행 사례는?

자율주행 버스 시범운행은 당진만의 실험은 아니다. 세종시는 오송역과 대전 반석역을 잇는 BRT 구간에서 이미 자율주행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안양시는 도심 주야간 자율주행 노선을, 서울시는 심야 자율주행 버스를 시범 도입해 시민들이 체감할 기회를 늘려왔다.

이들 지역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된 것은 시민 홍보와 초기 불신 해소였다. 당진 역시 같은 과제를 안고 출발한 셈이다. 차별화된 홍보와 체험 기회 확대 없이는 ‘미래 교통’이 생활 속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기 어렵다는 점이 분명하다.

시민 참여가 만드는 미래 교통

안전관리자는 “현재 법적으로는 안전관리자가 반드시 동승해야 하지만, 기술 단계가 4~5단계로 발전하면 무인 운행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용객이 늘고 다양한 의견이 모일수록 완전 자율주행으로 가는 길이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험을 넘어 실현으로

자율주행 버스는 교통약자 이동 편의, 도심 순환교통 확충, 지역 교통 브랜드 강화 등 다양 한 기대를 안고 출발했다. 그러나 동시에 안전성 검증, 시민 인식 제고, 안정적 운행 체계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

이에 곽영복 팀장은 “자율주행 버스가 단순한 체험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생활 속 대중교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시민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겠다”며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당진을 스마트 교통도시로 이끄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