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벼 재배면적 감축 정책에 따라 논콩 재배에 나선 당진 농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올 7월 폭우와 가을장마로 작황이 부진한 데다 정부의 수매 정책마저 불명확해 농민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김영구 우강농협 조합장은 “논콩의 콩알이 매우 작게 형성됐다”며 “방제를 10번 실시했지만 가을장마로 인한 곰팡이 피해가 심각해 콩알이 쭈글쭈글해지고 못 쓰게 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조합장은 “올해 수매가 제대로 될지 의문”이라며 “김제평야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해 갈아엎는 농가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수매 정책 혼선에 농민 불안 가중
작황 부진도 문제지만 정부의 수매 정책이 더 큰 걱정거리다. 정부가 논콩 수매 물량을 축소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농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수입콩 가격이 1400원인 반면 국산 수매콩 가격은 4800원에 달해 그 차이가 3배 이상이다. 김 조합장은 “업자들이 국내산 콩으로는 생산을못한다”며 “수입 쿼터를 늘려달라고 요청해 판매 물량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남길 당진시 농업정책과 과장은 “어기구 국회의원실에서 농민단체와 함께 농식품부 담당 국장을 만나 협의했다”며 “농식품부 담당 국장이 어떤 방식으로든 전량 수매하겠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당진의 한 농민은 “지난해 전체 수매량을 사전에 확정하지 않고 추가로 늘려가는 바람에 당장 자금이 필요한 농민들은 기다리지 못하고 싼값에 민간에 넘길 수밖에 없었다”며 “올해는 정부가 애초에 전량 수매를 확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정책 믿었는데 배신감”
논콩 재배 농민들은 정부의 벼 재배면적 감축 정책을 믿고 수년간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재배기술을 익혔다. 배수시설 정비와 수억 원에 달하는 농기계 투자도 감수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정부가 콩 과잉생산을 이유로 재배면적 감축을 시사하고 외국산 콩 저율관세할당을 통한 추가 수입까지 결정하면서 농민들은 배신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조합장은 “콩 소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두부 공장 운영도 어렵다”며 “농협 식품사업부에서 두부고기, 콩고기 등을 개발하려 했지만 소비자들의 거부감으로 소비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11월 관측에 따르면 올해 콩 생산량은 17만2000∼17만5000t으로 예년 대비 10% 이상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논콩 작황이 부진하나 정부 정책 참여로 논콩 재배면적이 지난해 대비 46.7% 증가한 데다 밭콩 작황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선 정부의 벼 재배면적 감축 정책에 참여해 논콩으로 전환한 농가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부가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수익성 제고나 판로 확대 같은 근본 대책 없이 콩 재배면적을 급속히 늘려 문제가 발생한 만큼 감축을 하더라도 단계적으로 하고 지금까지 전환한 농가들의 물량만큼은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