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당진 지역 해상 공사 추진 과정에서 지역 어촌계에 지급한 수십억 원 규모의 특별 지원금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장고항 어촌계는 어촌계장이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18억 원 규모의 대형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자금 집행의 투명성과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내부 반발이 거세다.
또한 인근의 또 다른 어촌계장 역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시내권의 금융기관도 이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촌계장 구속 중에도 18억 원 규모 사업 추진
장고항 어촌계는 최근 한국가스공사로부터 발전기금 명목으로 18억 원을 수령했다. 장고항 어촌계는 이 기금으로 바다 좌대 낚시터 5동을 조성하는 사업에 사용하기 위해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현재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어촌계장이 구속 전 수립한 계획에 기반하고 있다.
수산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계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간사 A씨가 직무대행 역할을 하며 업체 선정 절차를 진행했다.수산업계 관계자들은 장고항 어촌계가 전체사업비 18억 원 중 17억4000만 원을 특정 업체와 계약하기로한 점을 지적하며 자금 집행과정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촌계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장고항 어촌계 대의원 G씨는 “가스공사에서 18억 원을 받아 바다낚시터 다섯 동을 만든다고 하더라”며 “책정된 단가가 적정한지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G씨는 대의원들이나 어민들과 충분한 사전 논의가 부족했음을 덧붙였다.
공기업이 부추긴 ‘깜깜이’ 지원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의 무책임한 지원 방식이 지목된다. 가스공사는 해상 공사비의 1%인 약 40억 원을 당진 지역 어촌계에 지원하며 각 어촌계에 ‘비밀 유지’ 단서 조항을 달았다.
지원 금액이 공개될 경우 발생할 다른 어촌계와의 형평성 논란과 민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취재 결과 장고항 어촌계가 18억 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받았으며 난지도 어촌계는 12억 원을 요구하고 있으나 가스공사 측은 해당 금액 지급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인근 교로 어촌계와 가곡 어촌계도 필요 사업을 위한 지원을 약속받은 상태다.
이들 어촌계가 지원받기로 한 금액은 각각 4억과 6억 원 안팎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공기업이 투명하게 관리해야 할 공적 자금을 지역사회 몰래 차등 지급하며 사실상 ‘입막음용’으로 사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 H씨는 “어촌계마다 요구 사항이 달랐고 공사를 원만히 진행하기 위해 합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H씨는 일부 어촌계의 비협조로 공사에 차질이 생기자 지원이 이루어졌음을 밝혔다. 그러나 지역사회는 공기업이 갈등을 조정하기보다 비밀 유지를 전제로 자금을 살포해 어촌계 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불신을 키웠다며 도덕적 해이를 강하게 질타하고 있다.
타 어촌계 “정보 소외 및 형평성 불만”
타 어촌계장들은 지원 사실은 인지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배분 기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했다. 지역의 모 어촌계장은 “가스공사로부터 지원금을 받기로 했으나 아직 자금은 입금되지 않았다”며 “애초에 금액에 대해 비밀로 하기로 해 다른 곳의 상황을 알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해당 어촌계는 수산물 창고 건립을 위한 사업계획서를제출한상태다.
또 다른 어촌계의 어촌계장 역시 “해상투석과 모래 살포를 요청했다”라며 “장고항 어촌계가 상대적으로 많은 금액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들었다”고 전했다. 해당 어촌계장은 현재 모래 살포 인허가 문제로 가스공사와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간사 A씨 “어촌계, 마을기업 형태로 운영”
반면 장고항 어촌계 간사 A씨는 절차적 결함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간사 A씨는 “바다 낚시터 사업은 이전부터 대의원회에서 수 차례 검토되고 의결된 사안이다”라며 “사업 초기 단계라 모든 계원이 상세히 알지 못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사업 운영 방식과 관련해 간사 A씨는 “장고항 어촌계 이름으로 하는 사업은 개인 사업이 아니며 마을기업이나 사회적 기업의 형태를 띠게 될 것”이라며 “개인이나 일부 단체가 이익을 독점하지 않고 공정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간사 A씨는 계장이 구속된 상황에 대해서는 “사임이나 해촉이 결정된 것이 아니므로 직을 유지하고 있다”며 사업 추진체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수산업계와 지역사회의 우려
수산업계 관계자 E씨는 현재의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대표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거액의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위험요소가 많다”며 “공적 자금이 투명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가어항 시설의 안전성 문제와 수산물 유통 시설 운영의 한계 등을 언급하며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장고항 어촌계원 약 600여 명 중 상당수는 이번 지원금의 존재와 사업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의 비밀 지원과 장고항 어촌계의 사업강행을 둘러싼 논란은 당진 어촌 사회의 투명성 확보라는 과제를 남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