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안 잠잠하던 면천창고 운영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인재진 감독이 현재 운영 중인 면천농협 창고 카페 앞에 위치한 또 다른 창고 건물을 면천농협으로부터 추가로 임대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면천농협이 리모델링 비용까지 부담해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면천의 한 지역 주민은 “인 감독이 현재 카페로 운영 중인 면천농협 창고 앞의 또 다른 창고 건물을 면천농협으로부터 임대받아 운영할 계획”이라며 “면천농협이 수천만 원의 리모델링 비용을 들여 수년간 무상 임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면천의봄 행사를 위해 해당 창고를 임시 사용하고자 했으나 면천농협이 이미 해당 창고를 인재진 감독에게 임대를 줘 사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기자가 직접 현장을 찾았다.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입구가 굳게 닫혀 있던 창고 건물은 외벽을 새로 칠하고 전면에 창문을 달았으며 입구도 열려 있었다. 내부 청소 흔적과 빗자루가 놓여 있었고, 외부에는 스테인리스 빗물 처리관도 새로 설치돼 있었다. 주민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정황이었다. 해당 창고건물에 피자집을 운영할 계획이라는 구체적인 증언도 나왔다. 이 주민은 “인재진 감독이 해당 건물에 피자집을 운영할 계획”이라고도 전했다.

농협 관계자들 “조합원 아닌 특정인에 무상 임대는 불가”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들은 절차상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 농협의 한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 사업을 해야 하는데, 조합 자금으로 리모델링을 하고 그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라며 “더군다나 상대방이 조합원이 아닌 사람이라면 거의 불가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사업을 진행하려면 사전에 대의원총회에서 예산 심의를 거쳐야 하고, 금액 규모에 따라 이사회 또는 총회 의결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농협의 한 조합장은 “조합의 자산을 조합원도 아닌 특정인에게, 그것도 리모델링 비용까지 부담하면서 무상으로 임대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며 “1억 원 이상 고정 투자는 대의원총회 의결을 받아야 하고, 1억 원 이하라도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다.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사업을 집행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운영자 선정 과정에 ‘잡음’
앞서 인재진 감독은 면천농협 카페 운영자로 선정되면서 의혹과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논란은 국·도비 등 8억 원이 투입된 청년창업 공간 면천창고가 사업 종료 후 인재진 감독에게 임대되면서 운영자 선정 과정의 투명성 문제와 청년창업 취지 훼손 문제로 불거졌다.
당진시는 2019년 마을창고 활용 청년창업공간 공모사업으로 국·도비 5억 원을 들여 방치됐던 면천창고를 리모델링했다. 이후 청년창업가들이 카페를 운영하며 면천의 대표 명소로 자리 잡았고, 2022년 방문객은 6만6500여 명에 달했다. 그러나 2024년 12월 31일 사업이 공식 종료되고 면천농협과의 무상임대기간이 만료되면서 카페 운영권은 면천농협으로 귀속됐다.
면천농협은 지난해 1월 운영자 선정에 들어가 3개 팀을 대상으로 사업계획 발표회를 열고 이사회 심의를 거쳐 당진문화재단 예술총감독 인재진 씨를 최종 운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선정 기준이 “지역 발전과 활성화, 영향력” 등 모호한 정성적 평가에 기댄 탓에 특정인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형식적 절차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계약 당사자는 인재진 감독이지만 실제 현장 카페는 그의 조카로 알려진 청년이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논란을 키웠다.
지난해 공익감사 청구로 번진 논란
이 같은 논란이 일자 시민단체들은 시민 400명의 서명을 받아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핵심 쟁점 중 하나가 면천창고 수의계약 특혜 의혹이었다.
당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면천창고는 사회적 경제 목적의 공간으로 시나 관련 기관 소유로 귀속돼야 하는데, 그 과정이 생략되고 운영 권한이 넘어간 것은 명백한 행정 절차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인재진 감독은 수의계약 특혜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면천창고는 면천농협의 자산이고 임대는 농협의 권한”이라며 “공개 발표회와 이사회 심의를 거쳤고,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200만 원 조건으로 계약해 특혜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인재진 감독은 결국 기자회견을 열고 당진시 문화예술 정책특별보좌관과 당진문화재단 예술총감독직에서 사임했다. 그는 “없는 잘못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일까 염려되지만, 당진이 불필요한 논란에 매몰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 면천창고 운영은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면천농협 관계자들을 만나 설명을 듣고자 했으나 그들은 “현재 아무것도 진행된 사항은 없다”라며 관련 사실과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이 소식을 접한 한 시민은 “지역에서 자영업이나 사업을 하려는 일반 시민들은 기회를 얻기도 어렵고, 사업을 시작하기까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라며 “특정인의 과거 유명세가 지역 공공 자산 이용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면 지역 발전은커녕 공동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