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자화상-시간의 구조 속에서' 앞에서 이동섭 작가
작품 '자화상-시간의 구조 속에서' 앞에서 이동섭 작가

0.05mm 펜으로 찍어낸 작은 점들 이 모여 하나의 이미지를 만든다. 반복된 점 위에는 작가가 쌓아온 시간과 기억, 삶의 흔적이 담겼다.

이동섭 개인전 <점의 언어-시간의 초상>이 오는 31일까지 순성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작품 옆에 별도의 설명을 두지 않았다. 관람객이 정해진 해석의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작품을 바라보길 바랐기 때문이다. 대신 전시 도록에 작업 의도와 설명을 담아 관람객이 자신의 감상과 작가의 생각을 비교하며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단일 사물에서 초현실적 화풍으로

오랜 기간 그래픽 디자인 작업을 해온 이동섭 작가는 “더 늦기 전에 정말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자”는 마음으로 다시 회화 작업을 시작했다.이 작가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정체성을 찾기 위해 수채화와 연필화 등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점묘화 작업에 닿게 됐다.

그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초기 작품은 인물 피부나 옷감의 질감이 점으로 얼마나 섬세하게 표현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적 작업이나 자연물, 단일 사물을 중심으로 한 표현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는 하나의 대상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사물을 한 화면 안에 배치해 이야기를 만들고 의미를 확장하는 초현실적 화풍으로 변화했다.

“‘점’의 언어로 관객과 소통하고 싶어”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점묘 작업 전반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최근작인 <자화상-시간의 구조 속에서>는 자신의 얼굴을 직접 그린 자화상이 아닌, 사물을 통해 지나온 삶과 앞으로의 시간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정밀하게 맞물린 톱니는 작가가 지나온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시간을 상징한다. 그 아래 암석은 굴곡진 시간을 견디며 현재에 이른 자신의 모습을 의미한다. 또 작품 하단에 배치된 다이아몬드는 ‘작지만 가치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을 담고 있다.

이 작가는 자신이 찍는 ‘점’을 관람객과 소통하기 위한 하나의 언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전시를 비롯해 앞으로도 나만의 ‘점의 언어’를 통해 사람들과 꾸준히 소통할 기회가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많은 시민들이 전시를 찾아 작품 속 이야기를 함께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출신인 이동섭 작가는 지난 2021년 당진에 자리잡았다. 점묘 기법을 기반으로 시간의 축적과 구조,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