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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월세 매물 부족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진에서도 전세와 월세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는 물론 원룸과 오피스텔, 다가구주택 등 소형 임대주택까지 매물이 줄면서 지역 공인중개사 입에서는 “이렇게까지 매물이 없었던 적은 처음”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 지난 1일 네이버부동산을 통해 당진지역 전월세 매물을 살펴본 결과 전월세 매물이 한두 건에 그치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확인됐다. 원룸과 오피스텔 등 소형 주택 역시 전월세 매물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 공인중개업계는 현재의 전월세 품귀 현상이 한 가지 원인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분석한다. 산업단지 근로자와 외부 유입 인력 등 임대수요는 꾸준한 반면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줄었고,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 데다 대출·세제 등 투자 여건도 과거와 달라지면서 투자수요까지 위축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공실 염려하던 오피스텔지금은 꽉 차”

당진의 임대수요는 특정 계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결혼이나 분가, 직장 이동 등으로 새로운 거주지를 찾는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택을 직접 매수하기보다 전세나 월세로 거주하려는 수요도 꾸준하다.

여기에 산업도시라는 지역적 특성도 임대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산업단지와 공장, 대형 공사현장 등에 근무하기 위해 당진으로 들어오는 외부 근로자들이 원룸과 오피스텔 등 소형 주택을 찾고 있으며, 외국인 근로자와 계절근로자 등의 수요도 발생하고 있다.

이미숙 토우공인중개사 대표는 “당진시내 뿐만아니라 당진 전체에 전월세 매물이 거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아파트뿐 아니라 원룸과 오피스텔, 빌라, 다가구주택까지 공실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과 두세 달 전만 해도 공실을 염려하던 오피스텔이 지금은 꽉 차서 공실이 한두 개 정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매수심리 위축, 임대시장에도 영향

주택을 소유하려는 심리가 약해진 것도 전월세 매물 부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에는 대출을 활용해서라도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컸지만, 최근에는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 데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세제 변화, 대출 여건 등으로 주택 투자에 대한 부담과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김은옥 당진센트럴시티부동산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부동산 정책은 서울·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에 초점이 맞춰진 경우가 많지만, 일부 금융·세제·제도 변화는 지역에 따라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일반 소비자가 정책의 적용 범위와 세부 내용을 일일이 구분하기는 어려운 만큼,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인식 자체가 지방의 매수·투자리에도 영향을 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미숙 대표도 “지방에서는 집을 보유하면서 세금을 내고 건강보험료까지 부담해야 하는 부분을 복합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퇴직한 사람들 가운데서는 집을 계속 보유하기보다 처분하고 전세나 임대주택으로 옮기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대출을 최대한 받아서라도 내 집을 소유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면, 지금은 집을 보유함으로써 얻는 이점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매수심리가 느슨해지면서 전세나 월세를 선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아파트 입주 줄며 임대물량도 감소

그러나 꾸준한 임대수요에 비해 공급은 부족하다. 특히 아파트 시장에서는 신규 입주 물량 감소가 전월세 매물 부족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당진에서는 수청동을 중심으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호반써밋과 동부센트레빌 등 대규모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이어졌지만 이후에는 이 같은 대규모 입주 물량이 크게 줄었다.

신규 아파트 입주는 실수요자의 주거 이동뿐 아니라 기존 주택의 전월세 전환 등을 유도해 임대물량을 늘리는 역할도 한다.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은 투자자들이 주택을 전세나 월세로 내놓으면서 입주 시기에 임대물량이 한꺼번에 늘어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당진에서도 과거 동부센트레빌과 호반써밋 입주 당시 투자자들이 아파트를 매입하거나 분양받은 뒤 임대시장에 내놓으면서 상당한 규모의 전월세 물량이 공급됐다.

수청동을 중심으로 이어졌던 대규모 신규 아파트 입주가 2024년을 전후해 마무리되면서 이후 임대시장에 새롭게 유입되는 물량도 감소했고 전월세 물량이 줄었다.

이병철 당진부동산 대표는 “경험상 동부센트레빌과 호반써밋아파트가 입주할 당시 34평형 전세 금액이 보통 2억원대 정도였는데, 지금은 매물이 워낙 없다 보니 3억5000만 원 가까이 올랐다”고 말했다.

신규 공급 재개가 변곡점 될까

이러한 상황에서 중개업계는 향후 신규 아파트 분양과 입주가 재개되면 현재의 전월세 품귀 현상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규 아파트 입주는 기존 주택의 매매와 전월세 이동을 촉진해 임대시장에 새로운 물량을 공급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진시 주택개발과에 따르면 현재 지역 내에서는 수청1지구 2블록과 우두동 당진2지구 등을 중심으로 신규 아파트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수청1지구 2블록은 혜성초등학교 인근 부지로, 당초 임대주택 부지였으나 분양주택 부지로 변경됐다. 현재 TM건설이 958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충남도 건축위원회 심의까지 마친 상태다.

우두동 당진2지구에서는 중흥S클래스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해당 사업은 2024년 사업승인을 받았으나 그동안 사업 추진이 지연됐고, 최근 사업자가 설계를 다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당진시와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 오는 11월 구조심의 등을 위한 접수를 준비하는 단계로,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축협사료공장 인근 이안아파트 사업은 아직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사업 추진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신규 공급이 이뤄진다고 해서 과거와 같은 투자수요가 다시 유입될지는 미지수다.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신규 아파트를 매입해 임대물량을 공급하는 투자자들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오른 데다 지방 주택시장의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병철 대표는 “앞으로 신규 아파트가 공급되더라도 과거 동부와 호반 입주 당시처럼 투자자들이 대거 들어올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신규 아파트 공급과 함께 의료·교육·공원 등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야 실거주 수요도 지역에 머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옥 대표도 “현재 당진에서는 전월세 공급을 크게 늘릴 만한 신규 아파트 입주가 당장 예정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신규 아파트 분양이 진행되더라도 실제 준공과 입주를 거쳐 임대차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있는 만큼, 현재와 같은 전월세 매물 부족 현상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