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기 심훈상록문화제 집행위원장
최석기 심훈상록문화제 집행위원장

독립운동가이자 문학인·언론인·영화인이었던 심훈(1901~1936) 선생의 정신을 기리는 당진의 대표 문화행사 ‘심훈상록문화제’가 올해로 제49회를 맞았다. 오는 10월 11일과 12일 이틀간 열리는 이번 문화제는 당진시청 야외 공간으로 자리를 옮겨 시민 곁으로 더 가깝게 다가간다.

10년 전 집행위원회 활동을 시작해 사무국장을 거쳐 지난해 제16대 집행위원장으로 취임한 최석기 위원장을 만나 올해 심훈상록문화제의 변화와 지향점에 대해 들었다.

코로나19 넘어 시민 소통의 장으로

최석기 위원장이 올해 심훈상록문화제에서 가장 강조하는 키워드는 시민과의 ‘어울림’과 ‘소통’이다. 과거 당진 시민들이 한데 모이던 대표적인 소통 공간이었던 문화제가 코로나19를 거치며 문예의전당 등 실내 공간 중심으로 축소되고 시민과의 거리감도 멀어졌다는 판단에서다.

최 위원장은 “그동안 공간적 제한으로 축제가 열리는지조차 모르는 시민들이 많았고 방문객도 줄었다”며 “내년 50주년을 앞두고 야외로 공간을 넓혀 시민들이 축제를 인식하고 다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판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행사 공간을 당진시청 야외로 옮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자유롭게 머물며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안전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축제 본연의 즐거움과 자유롭게 어우러지는 분위기가 먼저”라며 경직되지 않은 축제를 약속했다.

보고, 걷고, 참여하는 문화제

올해 문화제는 시민들이 단순 관람객에 머물지 않고 주인공으로 참여하는 다채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누구나 자신의 글이나 그림을 출품할 수 있는 ‘상록 아트페스타’다. 최 위원장은 “누구나 마음속에 문학적 감수성을 지니고 있지만 실제로 표현할 기회가 많지 않다”며 “시민들이 직접 작품을 출품하고 소통하면서 마음속 문학의 세계를 다시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심훈 선생의 정신인 ‘변화와 혁신, 도전’을 시각화한 야외 전시도 기획했다. 시청 잔디광장에 LED 패널과 1인 관람부스, 아카이브 배너, 참여형 공간 등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해 문학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는 “책과 활자에 머물던 심훈 선생의 작품 세계와 그 속에 담긴 푸른 꿈을 시민들이 직접 보고 걸으며 경험하길 바란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 속에서도 어두운 시대를 비추던 선생의 도전 의식과 희망의 메시지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상록과 사랑을 나눠요’

한편 최 위원장은 올해 49회를 넘어 50주년을 심훈상록문화제가 다시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장기적 구상도 함께 밝혔다. 앞으로 축제 기간을 3~5일로 확대하고 당진천변 등 지역 공간을 다각도로 활용해 과거 시민들의 사랑을 받던 명성을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그가 궁극적으로 바라보는 목표는 축제를 통해 당진의 도시 이미지를 정립하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당진은 오랫동안 산업·철강도시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심훈이라는 훌륭한 문학적 자산을 품은 도시”라며 “문화제를 통해 당진이 산업도시를 넘어 정서적·문학적 자부심이 함께 숨 쉬는 문화도시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올해 슬로건인 ‘상록과 사랑을 나눠요’처럼 축제장에 오셔서 열린 마음으로 서로 인사 나누고 마주하며 사랑과 행복을 나누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