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전통시장은 오랜 세월 당진시민의 삶과 애환이 녹아 있는 지역경제의 중심이자 서민들의 생존 터전이다. 따라서 전통시장 정비사업은 공공성과 투명성, 상인들의 권익보호를 최우선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당진시가 추진하는 정비사업은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사업 주체와 법적 정당성에 대한 의혹이다. 전통시장 정비사업임에도 상인 중심의 정비조합이 아닌, J모씨 대표이사를 포함한 7인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민간 영리법인인 '당진전통시장 정비사업 주식회사'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성환 전 시장은 이를 전국 최초의 민간개발 기부채납 방식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관련 법률에 따른 사업 추진인지, 민간사업자 선정과 계약 과정에서 특혜는 없었는지 사전 사후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둘째, 공공재산을 활용한 민간개발의 특혜 가능성이다. 당진시 소유의 전통시장 부지를 활용하면서 특정 민간 이익법인에 어떤 권한과 경제적 이익이 주어지는지 불투명하다. 특히 사업법인 대표와 이사 등 소수 관계자에 대한 특별분양이나 우선권, 준공 이후 관리·운영권을 통한 수익구조와 이해충돌 가능성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시민의 재산을 이용한 개발에서 특정인만 이익을 얻는 구조라면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셋째, 기존 상인들의 생존권을 외면한 철거 추진이다. 기존 시장건물 3개 동의 안전진단 결과를 철거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약 150명의 상인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협의, 영업손실 보전 및 재정착 대책이 마련되었는지 의문이다. 특히 철거비와 보상비 등 약 70억 원을 시민의 세금으로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재정 투입의 타당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얼마전 당진시장 면담 때 기존 상인 150명을 대상으로 피해 여부 등 전방위 전수조사를 제의한 바 있고 그 역할을 시민단체에서 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김기재 시장은 “당진에서 억울하게 당하는 피해자가 단 1명의 시민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바가 있다.

넷째, 민간개발에서 사실상 민관개발로 변형하려는 문제다. 신축 상가 약 150개 가운데 재입점 희망 상인은 50여 명 수준이고 일반분양은 저조하다는 우려가 시중에서 계속 회자되고 있고 그 사실에 대한 정보는 전무하다. 당진시와 정비사업 주식회사 관계자만 알 것이다. 이에 당진시가 신축 예정인 나·다·라동 중 라동에 공공기관을 입주시켜 사업비 부담을 분산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이라면 민간개발의 분양 위험과 건축비 부담을 시민의 세금으로 떠넘기는 것은 아닌지 따져야 한다. 민간의 이익은 보장하고 손실은 공공이 부담하는 방식이라면 명백히 잘못된 개발이다.

다섯째, 시민공론화와 시장 활성화 대책의 부재다. 사업자와 행정이 마련한 기본설계를 중심으로 신축을 강행할 것이 아니라 시민과 상인들의 충분한 의견수렴이 선행되어야 한다. 건물만 새로 짓는다고 전통시장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분양대금과 대출, 시설투자비, 관리비 부담으로 영세상인들이 오히려 생존의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 준공 이후 공실 발생과 상권 침체에 대한 중장기 대책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참담하게도 일방적 행정력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당진전통시장 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참 안타깝다.여섯째, 2023년 충남개발공사의 전통시장 재개발 협의 제안을 상인회원들 모르게 상인회 이사 6인이 밀실에서 독단적으로 거부했다는 의혹이 있다. 상인회장과 정비사업(주) 대표를 겸직하며 이해충돌을 초래하고, 2025년 사업설명회에서도 상인들을 기망했다는 피해상인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상인 보호를 위한 전통시장법은 외면한 채 공유재산법만을 내세워 생존권을 위협하고 상인 퇴출에 앞장섰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우려와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시민사회는 지난 4월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이는 전통시장 개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사업의 법적 정당성과 계약의 공정성, 민간사업자 특혜 여부, 공공재정 투입의 적절성, 상인들의 권익보호를 명명백백하게 확인하자는 것이다.

당진시에 묻는다. 당진전통시장은 시민의 것인가, 특정 민간사업자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당진시는 더 이상 일방적인 사업 추진에 매달리지 말고 계약 내용과 사업비, 분양계획, 수익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또한 제기된 의혹에 대한 객관적 검증과 시민 공론화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당진전통시장 정비사업의 주인은 당진시민 17만 명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전국 최초'라는 화려한 홍보가 아니라 상식이 통하는 행정, 공정한 계약, 상인의 생존권 보장이다. 당진시와 사업 관계자들은 훗날 시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사업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시민의 재산으로 특정인의 이익이 아닌 시민 모두의 이익을 실현하는 것, 그것이 당진전통시장 정비사업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