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당 위원장, 중앙당 눈치로 지방자치 훼손 우려
당선될 경우 대통령선거 때 관권선거 논란 불가피
지구당 장악으로 소속 지방의원 거수기 전락
지방선거 대선 전초전 전락 대선시 관권선거 우려
김낙성 군수가 자민련 지구당위원장을 겸임하는 문제를 놓고 지방행정에 대한 중앙 정치권의 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일 김낙성 군수는 김종필 총재와 심대평 도지사, 김학원 의원 등 자민련 중앙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린 지구당 개편대회에서 지난달 탈당한 김현욱 전 의원을 대신해 지구당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또한 이날 행사에서 김 군수는 6.13 지방선거 자민련 군수후보로도 공식 선출됐다.
이로써 김 군수는 현직 군수로서는 지역에서 처음으로 지구당위원장을 겸임하는 동시에 지방선거 군수후보로도 선출되는 진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서 밝힌 김 군수의 발언으로 미뤄 볼 때 지방행정에 대한 중앙 정치권의 개입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이날 행사에서 김 군수는 “역대 대통령들이 비리와 연계되면서 불행한 결말로 임기를 마감한데 이어 현 정권도 각종 게이트와 친인척 비리로 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이 심각한 상태”라며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대통령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됐기 때문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각제를 실현해야 하는 만큼 이번 대선에서 김종필 총재를 반드시 대통령으로 모시자”고 말했다.
이날 행사가 아무리 지구당 개편대회라고 해도 대선과 내각제에 대한 전에 없던 강조는 주민들의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지역의 현안과 비전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전개돼야 할 지방선거가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대선 전초전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만약 실제로 당선될 경우 지구당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군수는 어떻게든 12월 대통령 선거에 개입할 수밖에 없어 관권선거라는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군수는 정치 아닌 행정” 평소 소신과도 배치
현직 군수의 지구당위원장 겸임은 김 군수의 평소 소신과도 배치된다.
김 군수는 평소 기자 간담회 및 인터뷰 등의 기회를 통해 “군수직은 정치가 아닌 행정이며 정당이 군정에 영향을 끼치려 해서는 안된다”며 “자치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은 원칙적으로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평소 자치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 폐지를 주장했던 김 군수가 자민련 당적 보유에 그치지 않고 지구당위원장까지 겸임하는 것은 자신이 우려했던 대로 군정에 대한 중앙당의 개입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밖에 안 된다는 지적이다.
군 인사 및 기구편성, 공사입찰에 중앙당 개입 우려
사실 중앙당의 이해에 철저히 따를 수밖에 없는 지구당위원장 직을 현직 군수가 맡게 된다면 자칫 중앙 정치권이 지방자치에 관한 사항에 개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인사 및 기구편성, 공사입찰 등에 중앙당이 영향력을 끼치게 됨으로써 정당 중심의 중앙집권체제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군 인사 및 지방의원 공천권 독점으로 지방의회 거수기 전락
물론 정당의 핵심적 기능에는 후보추천을 통한 인물충원 기능과 그 당선을 돕는 선거기능이 있다. 그러나 공직후보 추천이 지금처럼 보스 1인과 소수 실세에게 장악돼 있으면 그 정당 안에서 보스와 소수 실세 외에는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당진처럼 군수가 지구당위원장을 겸임할 경우 군 행정에 대한 인사권과 지구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 후보들에 대한 공천권 등을 모두 한손에 쥐게 됨으로써 권력의 독점과 함께 자칫 같은 당 소속의원을 거수기로 전락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게 된다.
이러한 우려는 지난 7일 자민련 개편대회에서 대의원 및 당무위원 등의 선출을 각 읍·면협의회가 아닌 지구당위원장인 김 군수 1인에게 위임함으로써 현실화되고 있다. 지구당 대의원 및 당무위원을 지구당위원장이 선임할 경우 하향식 공천은 물론이고 상향식 경선의 경우조차도 지구당위원장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대의원이 구성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당내 민주화와는 거리가 멀게 된다.
“지구당위원장 겸임 재고해야”
또한 김 군수의 지구당위원장 겸임으로 2년 후 총선 출마가 기정사실화되고 있어 보궐선거와 함께 행정공백이 발생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칫 6.13 지방선거에서 2년짜리 임기의 군수를 뽑게 될 수도 있다.
한나라당 당진군지구당의 정석래 위원장은 “지구당위원장은 국회의원에 대한 전망을 갖는 자리임에도 군수와 겸임하게 될 경우 군수직은 국회의원을 위한 징검다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당진참여연대의 최장옥 지역사회위원장은 “군수가 지구당위원장을 겸임하게 될 경우 중앙당의 눈치를 보고 줄을 설 수밖에 없다”며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지구당위원장 직 겸임은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 위원장은 군수가 지구당위원장을 맡게 될 경우 2년 후 총선에 출마하게 됨으로써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행정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 군수는 이와 같은 비판에 대해 “현실적으로 지구당의 역할이 거의 없으며 행정에 보탬이 되는 쪽으로 정치를 이용하면 된다”며 “당진지구당이 사고지구당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중앙당이 군수가 위원장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으며 2년 후 출마문제는 지금 논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